방송노조 "'기생충' 주52시간 지키고도 황금종려상...제작환경 본받아야"

'기생충' 수상은 공정한 환경이 작품 질 높인다는 증거
제작 스태프 보호 규정 불구 제대로 지켜지지 못해


방송작가유니온이 방송가에 ‘표준근로계약’을 이행하며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제작 환경을 본받으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28일 성명을 내고 “‘기생충’의 성과를 거울삼아 국내 방송사들도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 제작 스태프를 상대로 표준 계약서를 체결해 노동 인권 보장에 나서야 한다”며 “‘기생충’ 관련 뉴스를 전하는 방송사들은 봉 감독 뉴스를 제작하는 보도국 작가, 특별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 작가와 후반 작업을 맡은 스태프의 처우를 돌아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생충’의 수상이 공정한 노동 환경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세계적인 수준의 높은 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봉 감독이 영화를 제작하며 유명 배우와 CG(컴퓨터그래픽) 기술만 얻은 것이 아니라 ‘미국식 조합 규정’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영화뿐 아니라 방송업계에서 스태프 표준근로계약과 노동시간 준수가 제작비를 높여 적자를 낳고 양질의 영상 콘텐츠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 주장해 왔지만 ‘기생충’이 이러한 논리를 깼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방송작가와 스태프를 보호하는 기존 계약서들이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근로, 위탁, 도급 3종의 계약서에 대해 “방송제작 현장에서는 엄연히 노동자성을 인정받아야 할 신입작가와 스태프가 도급과 위탁 계약서를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2017년 방송작가의 저작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제정된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도 “소수의 작가만 보호받는다”고 말했다.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4대 보험과 최저임금, 52시간 근무제를 적용받지 못한 채 방송사나 제작사에서 상근하며 주 40시간 넘게 일하는 작가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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