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효율성 중 재정 부문은 재정수지와 정부부채 증가율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 증가(23→27위)로 22위에서 24위로 하락했다. 최근 들어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결과다. 정부 주도의 일자리 확대 과정에서 정부 재정을 대규모로 투입하고 공공기관 일자리를 늘리는 등 정부 개입이 커지면서 부채도 함께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제도·사회 부문은 29위에서 33위로 하락했다. 창업절차 간소화 측면에서 2위라는 높은 순위를 유지했지만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는 정도를 뜻하는 노동 개방성이 55위에서 61위로 내려간 탓이다.
경제 성과는 20위에서 27위로 떨어지며 4대 평가 분야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IMD는 “GDP 규모와 교역조건 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면서도 “수출과 투자·취업자 등의 증가율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고용 쇼크, 투자 부진 등이 순위를 끌어내린 셈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지난해 GDP·수출·투자·취업자 증가율은 2017년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경제(9→16위) △무역(35→45위) △고용(6→10위) 등에서 순위가 떨어졌다. 반면 GDP 규모(12위)와 GDP 대비 투자 규모(4위), 상품수출 규모(6위) 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과학이나 보건·환경, 교육 등을 뜻하는 인프라 분야도 2단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지만 기술 및 교육 분야의 순위 하락이 컸기 때문이다. 과학 부문은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고 연구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2009년 이후 최고 순위인 3위를 기록했다. 지재권 보호 수준은 39위에서 37위로 올랐고 인구 1,000명당 연구개발 인력 역시 8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반면 교육 부문(25→30위)은 외국어능력(33→44위) 및 대학 교육 적합성 (49→55위) 등의 순위가 떨어지며 부진한 모습이었다. 기술인프라 부문(14→22위)도 3G와 4G 가입자 비율 순위가 5위에서 10위로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기업 효율성은 4대 평가 분야 중 유일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43위에서 34위로 9단계나 상승했다. 근로에 대한 동기 부여가 61위에서 41위로 개선되면서 노동시장 부문이 2014년 이후 최고 순위인 36위를 기록한 것이 컸다. 정부의 혁신성장 추진 노력에 따라 기업가정신(55 →45위) 등의 순위도 크게 올랐다.
국가별로 종합순위를 보면 싱가포르가 전년보다 2단계 상승하며 1위를 차지했다. 홍콩은 지난해와 동일한 2위를 기록했고 1위였던 미국은 3위로 내려갔다. 지역별로는 UAE(7→5위)와 카타르(14→10위), 사우디아라비아(39→26위) 등 중동 국가들의 순위가 상승했지만 독일(15→17위)과 영국(20→23위), 프랑스(28→31위) 등 유럽연합(EU) 선진국들은 대체로 순위가 하락했다. 중국(13→14위)과 일본(25→30위) 등 아시아 주요국도 순위가 떨어졌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