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이 미국 최대 식품첨가물 기업인 프리노바 인수를 포기했다. 최근 미국의 식품 회사 슈완스 등 조 단위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부쩍 커진 재무 부담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001040)제일제당은 내부적으로 프리노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고 관련 검토 작업을 모두 중단했다. CJ제일제당은 프리노바를 인수해 세계 최대 식품첨가물 시장인 북미와 유럽 지역을 공략하는 한편 그동안 취약한 부분으로 평가받아온 바이오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가진 식품 업체 슈완스를 인수한 상황에서 다양한 식음료 제품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 업체 프리노바까지 손에 넣으면 미국 식품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입지가 상당히 강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인수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했지만 다른 변수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일제당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재무 부담이 커지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는 오는 2020년까지 그룹사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는 ‘그레이트 CJ’와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 분야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 베스트 CJ’를 목표로 해외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섰다. CJ제일제당만 해도 지난해 슈완스 외에 독일 식품 업체 마인프로스트, 미국 식품 업체 카히키를, 2017년에는 베트남 민닷푸드와 러시아 라비올리, 브라질 셀렉타 등을 사들였다.
다만 적극적으로 사업체를 사들이면서 재무 부담도 커졌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7조2,679억원으로 2015년(5조7,392억원)보다 2조원가량 급증했다. 슈완스도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수 지분율을 80%에서 70%로 낮췄다고 하지만 관련 차입금까지 더해지면 전체 차입금은 9조원을 넘어 부담이 크다.
CJ제일제당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인 CJ대한통운(000120), 지주사 ㈜CJ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주사 순차입금은 지난해에만 1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신용등급 하강 압박도 받고 있다. 이런 탓에 CJ 그룹사 차원에서도 인수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CJ대한통은은 1조원 규모로 예상되던 독일 물류 업체 슈넬레케 인수 추진도 철회한 바 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