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카자흐스탄 신규원전 건설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31일 원전사업제안서를 제출한다고 30일 밝혔다. 러시아·중국·미국 등과 수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수주에 성공하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두 번째 원전 수출, 중앙아시아 원전시장 첫 진출이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이번 카자흐스탄 신규 원전 2기 사업은 지난 2월 발주사인 카자흐스탄원자력발전(KNPP)이 한국에 입찰 참여를 요청하면서 첫걸음을 뗐다. 이후 한수원은 지난 3월15일 카자흐스탄에 원전의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에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이 직접 입찰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수원이 카자흐스탄에 제출하는 원전사업제안서(TPO)에는 발주처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기에 앞서 업체들의 기술력과 재무상태 등 원전 건설능력을 평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입찰에는 러시아의 로사톰, 중국의 중국핵공업그룹(CNNC), 미국의 누스케일, 프랑스·일본의 전력공사(EDF)·미쓰비시 컨소시엄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 전력 당국은 오는 9월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의 한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은 세계 2위의 우라늄 보유국으로 2003년 이후 한수원과 지속적으로 우라늄정광(원전 연료 물질) 구매계약을 체결해오고 있는데다 한국의 원전 건설 및 운영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다음 달 3일부터 이틀간 국내 원전 업체들과 공동으로 카자흐스탄 정부 주요인사와 발주사(KNPP) CEO 등과 면담을 갖고 원전 세일즈에 나설 계획이다. 정 사장은 “체코와 카자흐스탄을 교두보로 각각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한수원이 지난 40여년간 축적한 노하우와 팀코리아(Team Korea)의 역량을 결집해 신규 원전사업 수주에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