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만난 박영선 장관 “전통기업 포용으로 상생과 공존 본보기 돼야”

31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혁신기업 유관단체 간담회’에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부

“대한민국은 인구가 줄어드는 수축사회로 진입하고 있는데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나타나는 새로운 전환기적 사회갈등까지 겹쳐 있습니다. 이 갈등 구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여러 해결방법이 있겠지만 앞서 가는 선진 기술을 도입해 기업화하는 쪽이 과거의 전통적인 방법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을 함께 포용하는 그런 모습이, 상생과 공존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새로운 사회의 통합을 가져오는 좋은 에너지가 될 것이로 생각합니다.”

31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혁신기업 유관단체 간담회’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디캠프에 입주한 청년창업가들의 새로운 아이템을 보면서 기존에 있던 것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연결의 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박 장관 취임 이후 혁신기업 유관단체장과의 첫 만남으로, 혁신기업들이 스케일업 과정에서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제2 벤처 붐 확산방안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모아 정부정책에 반영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김정태 메인비즈협회장, 정성인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박미경 한국여성벤처협회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이준배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 임병훈 이노비즈협회 부회장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제2 벤처 붐’ 조성 등 벤처업계의 어려움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벤처캐피탈협회와 엔젤투자협회는 보다 적극적인 엔젤 투자 문화 조성을 요구했다. 정성인 회장은 “미국의 경우 전체 벤처캐피탈 70조~100조원에서 엔젤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5조원 정도여서 3대 1의 비율을 보이지만 한국의 경우 엔젤 투자 비중이 5,000억원이 되지 않아 6대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엔젤 투자를 늘릴 방책을 모색해줄 것을 요구했다. 고영하 회장도 “미국에는 엔젤투자자가 30만명인데 한국은 2,000명도 되지 않고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엔젤투자자 양산은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인만큼, 지방에 자리한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서 엔젤투자자 교육을 진행해 엔젤투자자가 지방에서 활성화되고 지방 창업도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미경 회장은 여성 벤처기업인의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요청했다. 그는 “여성 창업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신설법인 수나 여성 기술 기반 창업을 기준으로 하면 크게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스케일업에 있어서도 여성벤처기업 중 상장기업이나 1,000억 벤처기업의 비율은 1~3%에 불과하고 평균 매출액도 30억~50억원에 불과한 만큼 이들이 스케일업해서 상장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들을 육성하기 위한 거점공간을 조성해 맞춤형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할 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31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혁신기업 유관단체 간담회’에 참가한 박영선(오른쪽) 중기부 장관이 디캠프 입주기업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중기부

안건준 회장은 제2 벤처붐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그는 “정부가 제2 벤처붐 확산을 위해 많은 것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 피부에 와 닿는 부분이 부족하다면 보완해야 한다”며 “임기 말까지 사회경제적 인프라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바꿀지, 시기별로 무엇을 할지, 정책 실현수단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에 대한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비제조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 달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정태 회장은 “중소기업의 49.5%는 제조업이지만 50.5%는 비제조업으로, 메인비즈협회는 서비스 팩토리 구축지원사업에 협조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에서도 제조업의 유발효과는 8.8명이지만 비제조업은 17명인 만큼 비제조업 분야에서도 서비스팩토리 구축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박 장관은 간담회 전 디캠프를 둘러보며 입주기업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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