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사고현장 인근에서 31일(현지시간) 헝가리 군 관계자들이 수색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대형 크루즈선에 받혀 침몰한 가운데 헝가리 경찰이 이 사고가 크루즈선 선장의 과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간) 갈 크리스토프 헝가리 경찰 대변인은 “한국 관광객이 탄 유람선을 추돌한 ‘바이킹 시긴호(號)’의 우크라이나인 선장의 과실이 법원 구속심사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갈 대변인은 과실 확인 과정에 대한 후속 질문에 크루즈선 선장의 법원 진술로도 확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크루즈선 선장의 ‘과실’이 무엇인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전날 현지 언론은 경찰 수사에서 우크라이나인 선장의 ‘태만과 부주의’ 혐의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경찰은 한국인 관광객이 탄 유람선의 위법사항이나 과실 유무도 계속 조사 중이다. 항가리 법령에 따르면 다뉴브강 유람선은 구명조끼를 갖춰야 하지만, 투어 승객에게 착용을 강제할 의무는 없다.
또 사고 당일 폭우 속에서 야경 투어를 강행한 것은 위법은 아니었다고 갈 대변인은 설명했다.
한편 헝가리 MTI통신에 따르면 바이킹 시긴 선장의 변호인은 31일 경찰 발표에 반박 성명을 내고, 선장이 어떤 규정도 위반하지 않았으며 범죄 요건을 구성하는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장에게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단지 가설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구조당국은 현재 실종자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9일 발생한 침몰 사고로 한국인 탑승객 33명 중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된 상태다.
구조당국은 실종자들이 선체 내부와 아래에 있거나, 다뉴브강 하류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갈 대변인은 “구조당국과 민간 잠수부들이 선체 내부를 수색하려 하고 있으나 작업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해 이날 아침까지는 잠수부가 선체 내로 진입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양과 관련해 갈 대변인은 “인양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언제쯤 시작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빠른 물살로 실종자들이 다뉴브강을 따라 헝가리를 벗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다뉴브강 유역 각국에 공조를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