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센서가 달린 두건을 쓰자 모니터에 뇌파를 분석한 스트레스 지수가 나타난다. 대만의 헬스케어 스타트업 ‘히포스크린뉴로테크’가 만든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뇌파로 스트레스를 평가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객관적인 정신건강 지표를 제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쪽에서는 만화를 뚫고 나온듯한 복장의 모델이 허공에서 손을 휘두르고 발을 굴렀다. 맞은편 화면 속 게임 캐릭터는 가상 공간에서 이 몸짓을 그대로 따라 했다. 증강현실(AR)을 이용한 게임으로 대만과 홍콩, 일본 등 게임회사 출신들이 모여 2017년 창업한 ‘그란덴’사의 기술이 적용됐다.
| 대만 ICT 전시 ‘컴퓨텍스 2019’의 스타트업 특화관 ‘이노벡스’가 열린 29일 타이베이국제무역센터TWTC에서 ‘히포스크린뉴로테크’사 관계자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뇌파로 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타이베이=임진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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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보통신기술(ICT) 전시 ‘컴퓨텍스 2019’의 스타트업 특화관 ‘이노벡스’가 열린 타이베이국제무역센터(TWTC)에는 이처럼 미래 대만의 산업 발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나와 세계 투자자와 관람객들에게 기술을 뽐냈다. 앞선 두 업체의 공통점은 정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타이완테크아레나(TTA)와 스타트업테라스에 각각 입주했다는 점이다. 대만은 2%대 저성장을 이어가고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스타트업 투자환경개선 액션플랜’을 발표, 창업 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 대만 ICT 전시 ‘컴퓨텍스 2019’의 스타트업 특화관 ‘이노벡스’가 열린 29일 타이베이국제무역센터TWTC에서 ‘그란덴’사가 AR을 활용한 상호작용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타이베이=임진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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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노벡스는 이런 정부의 의지를 그대로 담고 있듯 매년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올해 참가 기업은 24개국 467곳으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많아졌다. 한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11개 국가는 4년 연속 참여했다. 컴퓨터와 주변장치 중심의 컴퓨텍스가 최근 부진한 점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안팎에서는 주최측인 타이트라가 본 행사인 컴퓨텍스보다 이노벡스에 더 신경을 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연동 휴대용 체지방측정기를 개발한 ‘원소프트다임’과 피부분석 기기 루미니로 제품을 추천하는 ‘룰루랩’, 매출채권 할인 플랫폼을 통해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해결하는 ‘핀투비’ 등 10개사가 올해 이노벡스를 찾았다. 이대호 원소프트다임 대표는 “당뇨 질환이 많은 중국과 대만시장을 겨냥해 전시회를 찾았다”며 “이번 전시가 글로벌 유통망 확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트라는 스타트업과 투자자, 바이어가 모이는 이노벡스가 대만 내 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를 기대했다. 박철 코트라 타이베이관장은 “현지에서 사물인터넷(IoT)과 AI, 의료바이오, 핀테크 등 기술 수요가 많다”며 “한국 스타트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