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관객 230만명 돌파...숨겨진 상징·은유 활발한 해석에 관심도 쑥쑥

'칸영화제 수상=예술영화' 선입견 깨고
개봉 초반부터 가파른 흥행 상승세
N차 관람 조짐도...손익분기점 곧 넘을 듯

영화 ‘기생충’의 포스터.

영화 ‘기생충’ 스틸컷/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바른손이앤에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개봉 사흘 만에 23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112만6,568명을 쓸어 담으며 박스 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누적 관객은 237만2,317명, 매출액 점유율과 좌석 판매율은 각각 68.8%, 65.0%였다. 초반 흥행몰이에는 충무로 역사상 최초로 칸영화제 최고상을 거머쥐면서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잔뜩 자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의 사례를 살펴보면 ‘칸영화제 수상=국내 흥행 성공’이라는 등식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작품은 난해하고 어려운 예술영화라는 선입견 때문에 오히려 극장 관람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과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칸영화제에서 각각 여우주연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았으나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320만을 넘긴 박찬욱의 ‘올드보이’는 국내 극장가에서 먼저 흥행에 성공한 후 이듬해 칸영화제에 진출해 상을 받은 경우였다.

반면 ‘기생충’은 ‘칸영화제 후광’을 지우고 봐도 대중적 재미가 상당해 개봉 초기부터 압도적인 기세로 관객을 불러 모으는 모습이다. 이 영화는 이날 중 손익분기점(37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 수를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6월5일에는 ‘로켓맨’과 ‘엑스맨: 다크피닉스’가, 12일에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 개봉하지만 한국영화로는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어 장기 흥행도 예상된다.

‘기생충’에 등장하는 각종 상징과 은유에 대한 해석들도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인디언, 모스 부호, 산수경석, 컵 스카우트 등 여러 소재에 대한 의미를 각자 나름대로 해석한 글을 온라인의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흥행대박 영화의 필수 조건인 ‘N차 관람’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영화 ‘기생충’을 두 번째 보고 나니 ‘괴물’을 봤을 때랑 무척 흡사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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