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줄잇는 1%대 저성장경고 가벼이 넘길 일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2019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2.2%, 내년에는 1.9%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총괄한 김상봉 한성대 교수가 “미중 분쟁이 최악으로 치달으면 올해 1%대 후반, 내년 1%대 중반으로 사실상 불황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하니 걱정스럽다. 국내 연구기관에서 1%대의 성장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낸 김광두 교수가 이끌고 있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와 소비·투자 부진으로 초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도 있다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의 관측은 국내 연구기관보다도 더 부정적이다. 일본 노무라증권과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가 최근 1·4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발표된 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내렸고 ING그룹도 1.5%로 대폭 낮췄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현 수준의 생산성이 지속될 경우 2020년대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대에 머물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었다. 한국 경제가 추세적 하락기에 접어들어 확장적 재정정책을 반복하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지만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나아가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0년대 연평균 2.2%, 2050년대에는 1.2%까지 내려갈 것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정부는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연구기관들의 경고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수출이 6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현 경제 국면을 엄중하게 보라는 신호다.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으면 일자리 위축은 물론 소득 감소, 세수 부족, 부채 증가 등 수많은 문제들이 연쇄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루속히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궤도를 수정하고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정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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