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카레오①] 유시민이 홍준표에 묻는 ‘보수·진보’의 가치와 차이

3일 ‘홍카레오’ 녹화를 마치고 나오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연합뉴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좌익과 우익까지. 정치적 이념 차이에 대해 유시민, 홍준표 두 ‘남자’가 서로를 인정하되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3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이날 오후 진행한 공개 토론배틀 ‘홍카레오’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과 팟빵 ‘알릴레오’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홍카레오’라는 제목은 두 사람의 유튜브 계정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TV홍카콜라’를 조합한 것으로, 토론 전후 온라인상에서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사회를 맡은 변상욱 국민대 초빙교수의 “반가운 척 조금만 더”라는 말에 유 이사장이 “악수 한 번 할까요”라며 웃음으로 받아치며 초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홍 대표는 먼저 ‘알릴레오’ 구독자에게 “나는 사실 다른 유튜브를 본 적 없다. 오직 홍카콜라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래서 유시민 장관이 하고 계시는 알릴레오 구독자 여러분께 처음 인사드린다”는 인사를 건넸다.

유 이사장도 ‘TV홍카콜라’ 구독자에게 “‘알릴레오’ 구독자도 ‘TV홍카콜라’ 구독자도 주식이 있더라도 가끔씩은 별식을 하시면 좋을 것 같다”며 “따로 드시기에는 불편하니까 함께 맛보시고, 열 번 ‘TV홍카콜라’를 보시다가도 한번씩 ‘알릴레오’도 봐달라”고 편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변 교수는 유 이사장의 정치 복귀 이야기 대신 향후 대선 후보군에 대한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졌다. 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인기가 좋다고 가정하면 (대권)의사를 가진 분들은 10여 명 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이에 변 교수는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9룡 중 노무현 후보는 꼴찌로 시작했다. 이인제 후보가 등장하니 수행원 수십 명이 함께 왔는데 노무현 후보는 달랑 한 명 뿐이었다”며 “그분이 결국 대통령을 하셨으니 지금 말한 10명 중 누구도 자신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가 된 것은 민주당이기에 가능했다. 우파 정당은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며 “민주당 지지계층은 정치의식이 뛰어나다. 호남에서 90%이상 득표가 예상되는 가운데 영남에서 30% 이상 득표 가능한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밖에는 없었다”고 해석했고, 유 이사장은 “그것이 선거의 역동성이다. 예측 불가능한 일도 잘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논객인 만큼 가벼운 ‘덕담’ 이후에는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홍 전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 상황이 좌우익 대립 시절보다 더 심각하다고 본다. 좌파와 우파가 서로 증오하고 내뱉는 말마다 증오의 목소리로 비난하는 것을 보면서 해방 직후 대한민국의 혼란과 비슷한 것 아니냐”고 먼저 이야기를 던졌다.


유 이사장은 “의견이 달라지고 미움이 표출되는 부분에는 동의하나 해방정국의 좌우익 대결과의 비교는 과장됐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 추모 문화제를 준비하는데 조원진 의원이 무대 5m 앞에서 적대적인 연설을 하시는데 서로 말로만 이야기를 주고 받더라”며 “의견이 달라도 각자 자기 주장만 하고 훼방 놓지 않기까지 70년이 걸렸구나, 서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많이 달라졌구나, 한국 사회가 아주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홍카레오 유튜브 방송 캡처

토론의 첫 질문으로 유 이사장은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 또는 보수의 핵심 가치와 진보의 가치는 무엇인가”라고 홍 전 대표에게 물었다.

홍 전 대표는 “우파의 기본적 가치는 자유, 좌파는 평등이다. 우파 진영에 있지만 좌파를 욕해본적은 없다”며 “ 우파 진영에서 자유를 중시하고 중심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하고, 좌파에서는 평등을 중심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려 한다. 그것을 조화시키는 방법이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동의한다는 유 이사장은 “현대적인 보수는 개인의 자유에 방점을 찍고, 진보는 평등 균형에 방점을 찍는다”며 “보수우파를 함께 쓰는 분들이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나. 그분들은 자유를 탄압한 분들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명확히 보수가 보수다워져야 한다고 본다”고 독재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홍 전 대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은 과오가 있을지 모르나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봉건영주사회로 가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나라를 건국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 이씨조선으로 돌아갈 수도, 김일성의 공산주의에 물들 수 있는 상황에서 38도선 아래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지켰다는 점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봐야 한다”며 “종신집권하려는 과정에서 잘못은 있었으나 이런 측면에서 좀 봐주시라”고 말했다.

또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선는 “5천만 국민을 가난에서 구원한 사람이다. 1960년대 아시아에서 벌어진 두 성공적인 쿠데타, 미얀마의 국가사회주의와 박정희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를 비교했을 때 40년 이후 국력 차이가 얼마나 되냐”며 “물론 독재도 하고, 유신도 하고, 중앙정보부에 끌려가기도 했으나 단면만 보고 정부를 판단해서는 안되다”고 덧붙였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유 이사장은 “보수우파에서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박정희를 빈곤에서 구원해준 것으로 보는 것은 좋다. 그런데 그들이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를 말도 못하게 탄압했지 않나. 그 점은 시원하게 인정하고, 끊고 갔으면 좋겠다”며 “20대 당시 자유를 위해 투장하지 다른 것을 위해 투쟁하지 않았다.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고, 내 생각을 말해도 잡혀갈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사회를 원하는 우리를 보고 ‘친북, 용공, 좌파’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다시 이야기하겠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링컨이 노예 해방을 했다. 그러면 그때까지의 미국 대통령은 자유를 억압한 인물인가”라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유신독재가 있었고, 이승만 정권 마지막에도 독재가 있었다.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그것만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을 재차 전했다.

한편 ‘홍카레오’는 두 사람의 유튜브 채널과 팟빵 ‘알릴레오’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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