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궁민, “부족함을 인정할수록 마음이 편해져요”

KBS2 ‘닥터 프리즈너’ 종영 인터뷰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할수록 마음이 편해져요.”

교과서 속 정의의 사도와는 다른, 자신의 정의를 위해 악을 이용하는 나이제를 완벽하게 소화한 남궁민. 그는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인지하는 순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KBS2 ‘닥터 프리즈너’에서 사이다 엔딩을 선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지막 회에서는 15.8%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남궁민은 태강 대학 병원 응급의학센터 에이스 ‘나이제’로 분했다. 나이제는 출중한 실력만큼이나 환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적인 매력을 겸비한 인물. 하지만 불의의 사건에 휘말리려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천재 외과의사다.

닥터프리즈너 남궁민 /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진중한 의사 역할에 처음 도전한 남궁민은 “의사인 나이제가 주사기를 통해 누군가를 치료하는 게 아닌, 벌주는 설정에 시나리오를 흥미롭게 읽었다“고 했다. 그는 ”다크 히어로로 불린 나이제는 흔들림 없이 결정하고 악을 처단한다. 이런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짜릿함을 느낀 것 같다“고 작품의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작품이 좋은 평을 받았지만, 남궁민은 더 좋은 연기를 위해 고민하고 고민했다.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는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고 고백한 남궁민은 “제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게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남궁민이 해석한 나이제는 ‘절제미와 냉정함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실제 의사처럼 선보이도록 노력했다“며 “말투, 행동 등에 특히 신경 썼다”고 했다. 의사들을 직접 만나 배우고, 의학 전문 드라마도 섭렵했다.

“호흡을 조절해서 작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냥 대사를 흘리기도 하는 등 강약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다. 성대를 보호하기 위해 커피도 마시지 않고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최선을 다했다”


가장 중점을 뒀던 건 ‘의사가 어떻게 환자를 대할까?’란 부분이었다. 친분을 쌓았던 의사는 물론 고교시절을 함께 보낸 의사가 된 친구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의학 드라마를 많이 보면서 의사를 연구하려고 했다. 예전에 몸이 안 좋아서 정형외과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친분을 쌓았던 의사 친구, 의사가 된 고교 친구에게 자문을 구했다. 또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매스’란 한 마디를 할 때도 여러 톤으로 해봤다. ”

그의 대본은 손 때 묻은 교과서 같은 느낌이단다. 늘 메모를 하는 습관 때문이다. 대본은 물론 휴대폰에 수시로 메모를 한다고 했다.

“작품을 계속 연구하는 편이다. 지금도 휴대폰으로 메모하고, 대본에 메모를 하고 있다. 대본이 나오기 전에는 프린트된 종이를 받는데, 거기에도 빼곡하게 적어둔다. 실제 대본이 나온 뒤에도 그 프린트물을 봐요. 손때 묻은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어 좋더라.”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남궁민은 지난 1999년 EBS 청소년 드라마 ‘네 꿈을 펼쳐라’에서 단역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남궁민이 주연을 맡은 지는 4년 가량. ‘리멤버-아들의 전쟁’(2016), ‘미녀 공심이’(2016), ‘김과장’(2017), ‘조작’(2017), ‘훈남정음’(2018)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 ‘김과장’이 남궁민이란 이름을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시킨 작품이라면, 드라마 ‘조작’은 주연배우의 책임감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해준 작품이다. 남궁민은 “SBS 드라마 ‘조작’을 하면서 유준상 형이 사람냄새 나게 먼저 다가와주셨고 누군가에게 선배의 모습이어야 된다면 이 사람처럼 해야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닥터프리즈너 남궁민 /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사진=kbs

“숫기가 없고 자신감도 없던 편이었다. 그런데 어디가서 쭈뼛쭈뼛하는 것보다 마음을 열어두고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미리 단절하고 막을 쳐버리는 건 안 좋은 행위란 걸 알았다. 유준상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배우의 책임감이란 것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 ”

‘닥터프리즈너’를 통해 남궁민은 한뼘 성장했다. 그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 연기인지에 대한 생각이 많았고 복잡해졌다“고 했다. 좋은 드라마를 위한 대본의 중요성, 그리고 배우의 지치지 않는 노력, 앙상블이란 답이 나왔다.

“저 스스로 기름칠 하지 않고 어떻게 발전하겠나. 현재 제가 받는 스트레스나 이걸 극복하고 견디기 위해 하는 노력들을 10년이 지난 뒤에도 계속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 제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욕심을 갖거나 돋보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작품이 무너진다. 무엇보다 작품의 앙상블이 가장 중요하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고 끌어줘야 좋은 작품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