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073240)가 최대주주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원자재 공동구매에 나서면서 국내 타이어 원재료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더블스타의 투자를 받은 후 원재료에서 중국산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금호타이어는 타이어의 주요 원재료 비드와이어의 공급업체에 중국 다예(DAYE)를 추가했다. 비드와이어는 철과 섬유 등으로 구성돼 타이어 벽을 지탱하는 주요 재료다. 강성을 높여 고성능 타이어를 제작하기도 한다. 그동안 금호타이어는 비드와이어를 국내 업체인 효성과 홍덕에서 납품받았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원재료 공동구매를 하며 품질이 검증된 중국 업체의 물량도 받고 있다”며 “중국 원재료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와 원재료 공동구매에 나선 가운데 중국 업체를 공식 납품업체로 선정하자 국내 타이어 원재료 공급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타이어 원재료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전체 원재료 가운데 비중이 낮은 비드와이어(2.5%)에서 중국 제품의 품질과 성능이 검증되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재료의 공급선도 바꿀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타이어의 필수 원재료인 천연고무는 태국의 사우스랜드와 본분딧에서, 합성고무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에서 공급받고 있다. 코드지는 효성과 코오롱, 카본블랙도 국내 업체는 OCI와 CCK가 주요 공급선이다. 금호타이어는 원재료 공급처의 다변화를 위해 카본블랙에도 주요 공급업체로 룩셈부르크와 상하이에 지점을 둔 오리엔트엔지니어드카본(OEC)의 이름을 올렸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수익성이 낮은 중국 공장 위주로 중국산 재료를 늘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난징·톈진·창춘 등 3곳에 생산기지를 둔 금호타이어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1·4분기 금호타이어 톈진은 24억원, 창춘은 30억원, 난징법인은 21억원의 손실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주요 원재료의 관세가 철폐되거나 순차적으로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산 원재료가 국내 공장에도 조만간 투입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도 중국산 원재료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품질만 검증되면 더블스타와의 공동구매로 원가를 낮춰 이익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엄격한 품질 기준을 가지고 원재료를 선정하고 있고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 원재료도 많다”며 “품질이 높은데 국내보다 원재료 가격이 낮으면 기업으로서는 당연히 채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