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입차 포함 내수시장 절반 차지

국내 5개사 체제 개편후 최대점유
현대·기아차 '지배적 사업자'로


현대자동차가 국내 완성차 내수 판매량의 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했다. 한국 완성차 업계가 현대·현대차(005380)그룹은 ‘지배적 사업자’ 위치에 올랐다는 평가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현대자동차의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32만3,126대로 타타대우와 대우버스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기업 전체 내수 판매량(63만74대)의 51.2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GM대우가 국내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판매하는 한국GM으로 바뀌고 난 뒤 한국 차 업계가 5개 기업 체제로 자리를 잡은 2012년 이후 최대다. 국내 전체 판매량이 154만5,626대였던 지난해 현대차는 72만1,100대를 팔아 비중이 46.65%로 전년(44.45%)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은 적은 없었다.


수입차까지 확장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입차 브랜드는 8만9,828대를 팔았는데 이를 포함하면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은 48.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현대차 판매량이 부쩍 늘어난 반면 수입차는 인증 문제로 국내 공급이 줄면서 판매량도 감소했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수입차 브랜드가 아니면 현대차를 견제할 만한 기업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아차 시장 점유율 역시 30%를 웃돌고 있어 현대·기아차가 국내 완성차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수입차를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70%를 훨씬 웃돌고 있다. 사실상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결과에 대해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이 스스로 무덤을 팠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 변화에 맞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나서는 동안 한국GM과 르노삼성 등은 신규 모델 출시 등에 굉장히 인색했다. 특히 최악으로 치달았던 노사 관계는 소비자들의 신뢰까지 잃었다는 평가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아직 적자를 내고 있지만 쌍용차는 그동안 티볼리·코란도·렉스턴스포츠 등 국내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내면서 매달 1만대 이상 팔고 있다”며 “현대·기아차의 독주는 나머지 완성차 업체가 뒷걸음질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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