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민간 아파트는 청약 순서가 과천 1순위 → 기타 1순위 등이다. 과천 1순위에서 미달이 돼야 서울 등 기타 1순위로 넘어온다. 반면 공공택지지구는 일정 비율로 물량을 나눠 1순위자가 경쟁하는 구조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민간 아파트인 ‘과천자이’는 당해 지역 1순위 청약 결과 총 67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18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전체 17개 주택형 중 8개가 미달했으며, 가장 공급물량이 많은 전용면적 59㎡A에는 100명만 지원해 144가구가 1순위 기타지역으로 기회가 넘어갔다. 바로 다음날 이어진 1순위 기타지역 청약에는 7,263명이 몰리며 평균 청약경쟁률이 11.5대 1을 기록했다.
과천시에 1년 이상 거주해야 하는 1순위 청약 접수자보다 과천이 아닌 수도권의 청약 통장이 대거 몰린 것이다. 앞서 지난해 분양한 ‘과천위버필드’도 391가구 모집에 과천 1순위에는 13가구 미달한 바 있다. 당해 지역에서는 평균 1.65대 1이었던 경쟁률이 1순위 기타 지역에서는 17.1대 1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과천지역에서 1순위 당해 지역의 미달이 잦은 것은 과천 지역 1순위 청약통장 보유자 수가 적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2만 9,572명에 불과해 서울 1순위 청약통장 보유자 수인 353만 9,912명의 약 120배가 적었다. 과천 거주자가 분양받을 자금만 있다면 청약 가점과 관계없이 바로 당첨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천에 거주하지 않지만 자금력을 갖춘 예비 청약자에는 오히려 과천의 아파트가 당첨 기회가 높다는 반응이 나온다. 심지어는 1년 거주 요건을 위해 과천으로 미리 이사하거나 암암리에 위장전입을 노리는 사례도 느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시도 이를 인지하고 색출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복잡해진 건 곧 분양을 앞둔 ‘과천지식정보타운’이다. 과천제이드자이를 필두로 4,000여 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공공택지지구이기 때문에 분양물량 중 30%를 과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배정하고, 과천 1년 미만 거주자 및 경기도 1년 이상 거주자에게는 20%, 그 밖에 수도권(서울·인천·경기) 거주자에게 나머지 50%가 돌아간다. 내년에도 과천지식정보타운의 분양 물량도 이어져 이곳 분양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동시에 재건축 아파트의 1순위 당해 지역도 노리는 이주 계획도 세울 수 있는 기간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과천의 1순위 청약통장이 적은 게 외부인에게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과천은 준강남이라 가격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어느 자격 요건으로 청약 통장을 넣을지, 자격 규정을 어기지 않은 한에서 미리 준비하는 게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