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현재 SKT의 5G 서비스 커버리지 지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이번주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통신사들이 막대한 공시지원금과 유통망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5G 가입자를 늘리고 있지만 5G 서비스에 대한 고객 불만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9일 통신업계와 당국 등에 따르면 SK, KT, LG 등 통신 3사 5G 가입자는 지난달 말 77만8,600명을 기록했다. 지난 5일에는 80만명대 중반으로 늘었다.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평균 1만9,000여명씩 가입자가 증가한 셈이다. 이 추세라면 5G 가입자는 지난주 말 9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이르면 이번주 중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5G는 당초 120만~140만원대에 이르는 전용 스마트폰 가격 때문에 확산이 더딜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가격의 절반 수준인 70만원대 공시지원금을 제공하고 유통망에 가입자 유치 장려금까지 대대적으로 풀면서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늘었다.
지난달 10일 LG V50 씽큐가 119만원대에 출시된 후 첫 주말 가격이 0원으로 떨어지고, 일부 통신사에서는 고객에게 금액을 얹어주는 ‘페이백’까지 등장했다. 일부 통신사는 직원들에게 100만원을 제공하며 갤럭시S10 5G 가입을 지원한 데 이어 직원들이 추천한 지인이 5G에 가입하면 1인당 3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했다.
불법보조금은 방송통신위원회 경고 이후 낮아졌지만, 현재 3사 평균 40만∼50만원으로 올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휴일인 지난 6일 일부 통신사가 일시적으로 70만∼80만원의 불법보조금을 살포하면서 V50 씽큐 가격이 10만원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9일 현재 KT 5G 서비스 커버리지 지도
정작 5G 서비스 가입자들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커버리지(사용가능지역) 측면에서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통사는 5G 속도가 최대 20Gbps로 4G보다 최대 20배 빠를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제 속도는 기대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현재 3.5GHz 대역을 사용하고 있어 약 2Gbps 속도가 최대고,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LTE 최대 속도인 1Gbps를 넘는 경우조차 많지 않다. LTE보다 100~200Mbps 정도 빠른 수준이거나 LTE보다 느릴 때도 있다.
수도권에서도 아직 안정적으로 5G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적다. 특히 건물 내에서는 거의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다. 통신 3사의 과도한 출혈경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당분간은 고객 유치보다는 커버리지를 늘리는 등 서비스 개선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5G 서비스가 상징적인 숫자인 100만 가입자를 달성한 만큼 방송통신 당국이 앞으로 통신사의 불법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이 특별히 과열됐다고 판단하지 않아 당장 조사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문제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모아서 같이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