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상회담 안풀리면 바로 추가관세" 압박…굴복 말라던 習는 "트럼프, 내 친구" 강온전략

[치킨게임 치닫는 美中 갈등] G20 회동 앞두고 신경전

일본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가 개최된 가운데 8일 이강(오른쪽) 중국 인민은행장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에게 웃으며 말을 걸고 있다. /후쿠오카=AP로이터연합뉴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하기로 한 가운데 양국이 기선제압을 위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정상회담 결렬 시 곧바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압박 강도를 높인 반면 중국은 ‘강온 동시 전략’ 구사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국제경제포럼 총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도 무역전쟁 등으로 양자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 친구(friend)”라고도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친구’로 부른 적은 있지만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렇게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이 미국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인 것은 일단 러시아를 단단히 중국 편에 묶어놓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됐다. 시 주석은 지난 5~7일 사흘간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12~14일 키르기스스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14~16일 타지키스탄의 아시아상호협력신뢰회의에 잇따라 참석하는 등 중앙아시아 방문에도 나선다.


물론 강공도 잊지 않았다. 4~5일 중국 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웨탄(約談)’ 형식으로 불러 미국의 거래제한 압박에 굴복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가 하면 8일에는 핵심기술과 관련한 국가안보 위협을 막기 위해 ‘국가기술안보관리목록’ 제도를 새로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국가기술안보관리목록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미국은 압박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9일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과 관련한 진전이 없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나아가려 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관세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기꺼이 관세 부과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무역 이슈가 아닌 안보 이슈라고 강조했다.

이날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을 만난 므누신 장관은 트위터에 “우리는 무역 이슈에 관해 솔직한(candid) 논의를 했다”고 썼다. AP통신은 외교적인 대화에서 ‘솔직한’이라는 표현은 어느 정도 이견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성명에서 미국의 압박에 부딪혀 보호무역에 대한 공동대응 내용은 제외됐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