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간부 한모씨가 지난 5일 구속 이감 중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갈무리
구속된 민주노총 간부에게 휴대폰을 돌려줘 이감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놔둔 경찰관에 대해 경찰이 “규정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담당 경찰관이) 규정을 이해 못하고 (휴대폰을) 본인(구속자)에게 줬다”며 “본인에게 가서 휴대폰을 직접 반납하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민주노총 간부 한모씨가 구속돼 구치소로 이감 중에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려 피의자 유치·호송 규칙을 위반한 경찰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한씨는 게시글을 통해 자신의 민주노총 명찰 4개가 찍힌 사진과 함께 “수감 가는 중에 몰래 (글을) 올린다”며 “몇 달이 될지 모르지만 동지들 평안을 빈다”고 적었다.
또 경찰은 한씨가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리는 데 쓴 휴대폰은 경찰이 사전에 압수한 휴대폰이 아닌 다른 휴대폰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 4월 13일 한씨의 휴대폰을 압수했고, 한씨가 (SNS 활동을 하는 데) 사용한 휴대폰은 추후 새로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압수한 휴대폰은 이미 송치됐고, 이후 구입한 휴대폰을 유치한 뒤 호송관에게 직접 탁송해야 하는데 보호관과 호송관 모두 잘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만간 담당 경찰관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은 “호송규칙 위반 사실과 경위를 감찰을 통해 확인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적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씨가 이감 중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담당 경찰관이 한씨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줬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훈령인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 53조에 따르면 경찰은 피의자 구속 시 소지품을 압수하고 구속·이감 중에는 휴대전화 등을 사용할 수 없게 해야 한다.
한씨는 지난 3월27일과 4월2~3일 두 차례에 걸쳐 국회 앞에서 가진 집회에서 경찰관을 때리고 국회 담장과 경찰 질서유지선을 훼손한 혐의로 지난 달 30일 다른 민주노총 간부 2명과 함께 구속됐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