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래원, 스스로 날아오르는 법을 찾았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주연 장세출 역 인터뷰
“강윤성 감독의 장르 안에서..정말 즐거운 연기 경험해”

배우 김래원이 제대로 날아올랐다. 배우 스스로 방향을 잡고 날아 오르는 방법을 찾아 훨훨 날아 올랐다.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이 모든 게 “배우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감독” 강윤성 감독 덕택이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우연한 사건으로 일약 시민 영웅이 된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 분)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역전극이다.

원작 팬들이 선정한 장세출 역 캐스팅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김래원은 거대 조직 보스에서 마음먹은 일은 무조건 직진하는 순정남의 면모를 갖춘 영웅 장세출 역으로 열연했다.

김래원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보드레 안다미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롱 리브더 킹’ 인터뷰에서 “강윤성 감독님을 만나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흥행신드롬을 일으켰던 전작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차기작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 보드레 안다미로에서 만난 배우 김래원은 이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워낙 웹툰도 유명한 작품이었고, 강윤성 감독님이 ‘범죄도시’ 이후 차기작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던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날 김래원은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에 대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맞았던 것 같고 단역까지도 모든 인물이 다 살아있었던 점”이 인상 깊었음을 밝혔다.

“배우들이 그런 밸런스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한다. 그런데 ‘범죄도시’를 보고 느꼈듯, 강윤성 감독님은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확실하게 믿고 있었다. 감독님의 인품에서 나오는 리더십 역시 함께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믿고 따라오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강윤성 감독의 열린 자세는 김래원을 긍정적으로 자극했다. 배우가 더 높이 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넌 날 수 있어’를 말해주는 사람, 강윤성 감독은 김래원의 숨겨진 20프로를 흥미롭게 끄집어냈다.


”강윤성 감독이 참 대단하고 신기하다. 현장에서 강윤성 감독은 반 정도를 비우고 촬영하는 스타일이다. 유동적으로 바뀌는 게 많다는 뜻이다. 본인 스스로 내려놓고 그때그때마다 자연스럽게 만드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그렇게 과감하게 바꾼다는 것도 놀라웠다.“

김래원은 강윤성 감독에게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이 작품이 로맨스 멜로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강 감독은 “로맨스 멜로가 맞다고 하셨다. 내가 읽은 게 맞았던 것이다”고 했다. 김래원은 “그때부터 뭔가 첫 단추가 잘 연결이 잘 된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이번 작품에서 특이점은 주연 배우의 키스신에서, 남자주인공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럼에도 스토리는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김래원은 “키스신에서 세출의 얼굴이 안 나온다. 놀랄만한 일이자 기분 좋은 일이었다”고 평했다. 그만큼 주인공을 서포트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극 안에 스며들게 해, 주인공이 돋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키스신에 제 얼굴이 안 나온다. 남자주인공, 여자주인공 키스신인데 말이다. 그건 놀랄 만한 일 아닌가. 전 제 얼굴을 안 찍어 기분이 좋았다. 감독님이 대단한 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제가 주인공인데, 감독님의 연출 안에 저는 배제가 돼 있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김래원이란 배우를 믿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장세출을 위한 이야기임을 전 출연진과 스태프에게 인지를 시켰다는 점이 놀라웠다.”


“영화의 흐름이나 강도가 조절 되려면, 주인공이 보여줄 땐 보여주고, 양보할 땐 양보해야 한다. 그만큼 밸런스가 중요하다. 이번 연기할 땐, 배우들이 여럿 나올 때 제가 할 수 있는 리액션만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정말 좋았다.”

김래원은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강윤성 감독님과 끊임없이 의논하고 듣고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특히 소속사 식구들이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연기 중에서 ‘롱 리브 더 킹’의 장세출 연기가 가장 좋았다는 말을 했을 정도. 이에 김래원은 “내가 왜 강 감독님, 강 감독님 하는 줄 알겠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건 결과랑 상관이 없는 부분인데, 초 중반에 너무 좋았다.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았으니까. 제가 원하는 연기를, 제가 원하는 작업 스타일로 할 수 있었고 모든 게 잘 맞았다. 정말 즐거운 연기를 했다.

‘성장’이나 ‘변신’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김래원의 솔직한 마음은 “강윤성 감독이란 장르 안에 있는 게 좋다”이다.

“감독님 작품 안에서 감독님의 도구로 쓰이면서 좋았다. 제가 했던 게 8할 이라면 아직 9할 이상을 끄집어내지 않았다. 그래서 작품을 다시 연장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감독의 새 작품 안이 아니라면)최소한 이 ‘롱 리브 더 킹’을 다시 찍을 수 있다면 찍고 싶다. 감독님 작품 안에서 트레이닝 되고 싶은 마음이다. ”

강윤성 감독의 작업 스타일에 ‘자신이 제대로 훈련이 되었음’ 한다는 배우 김래원. 그는 “솔직히 성장이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좀 더 강 감독의 작품 안에서 트레이닝 되고 싶다. 강 감독의 현장에 있고 싶은 게 제 개인적인 욕심이다. 배우가 현장에서 이토록 자유롭게 틀에 갇히지 않고 모든 걸 할 수 있는 현장은 없을 거다. 그 분이 배우를 디렉션 하는 연기가 제가 추구하는 연기이고 또 좋은거다. 이 행복한 현장을 연장해서 경험하고 싶다.“

‘롱 리브 더 킹’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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