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시위 이어지자...카자흐스탄 정부 “극단세력 개입” 주장

주 알마티 총영사관, 교민들에 소요 지역 통행 자제 당부

카자흐스탄 경찰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자를 연행하고 있다. /알마티=로이터연합뉴스

카자흐스탄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을 통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대통령(66)이 압승을 거둔 것을 놓고 연일 ‘부정선거’ 규탄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시위에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누르 등 현지매체는 11일 수도인 누르술탄과 알마티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에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DVK’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내무부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지난 9일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심각한 선거법 위반 사례는 없었다”며 야권 등의 ‘부정선거’ 주장을 일축했다. 내부부는 이어 “사회관계망(SNS)을 지켜본 결과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불법시위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누르술탄과 알마티에서는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시위 참가자 500여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3명이 부상한 것을 시작으로 사흘째 대규모 ‘부정선거’ 규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는 과정에서 경찰버스로 연행된 시위대 중 일부는 버스 유리창을 파손한 뒤 탈출하고 일부는 진압경찰의 방패와 곤봉을 빼앗는 등 격렬한 모습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알마티의 경우 시위대의 규모가 300여명에 불과해 시 전체는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선거는 지난 30년간 장기 집권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자진해서 사퇴함에 따라 내년에 예정된 정기 대선을 앞당겨 치른 것으로, 토카예프 임시 대통령이 집권 여당 ‘누르 오탄’(조국의 빛)의 공천을 받아 출마해 70.96% 득표로 당선됐다.

주 알마티 총영사관은 SNS를 통해 교민들에게 이동시 신분증을 소지하고 소요 발생 지역인 시내 중심가 통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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