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부동산 시장 안정 전까지 강남 재개발·재건축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박 시장은 12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요구하는 이석주 의원 질의에 “강남지역 주민들의 요청은 100% 이해하고 공감한다”면서도 “재건축이 만약 허가돼 이뤄지면 부동산 가격 앙등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어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다만 정부와 서울시는 필사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재건축에 투기 수요가 걷혀야 한다는 생각도 피력했다. 그는 “주택 보급률은 거의 100%인데 자가 보유율은 좀 낮다. 여러 채를 한 사람이 갖고 있다는 것인데 불평등 시정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석주 서울시의회 의원이 지난 4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은마아파트의 노후화된 배관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의회
하지만 박 시장의 ‘부동산 가격 안정론’에 대해 이 의원은 “강남 집값은 IMF 때 약간 주춤했을 뿐 떨어진 적이 없다”며 “강남 아파트가 굉장히 노후화돼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등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도 비판적 시선을 보냈다. 박 시장은 “기본적으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구가 조금씩 줄고 있다”며 “서울 인근에 이렇게 신도시를 계속 짓는 것에 저는 회의적이다.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을 공급하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KTX의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진입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의 권한이지만 KTX가 삼성역을 거쳐서 의정부까지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변재현기자
한편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의 개발과 관련해 박 시장은 “정부가 매입해 종로구에서 일부는 공원화하고 일부는 전통문화 함양 시설로 활용하는 게 적절하다”고 답해 종로구의 ‘국비투입’ 입장에 힘을 실었다. 내년도 시 예산과 관련해서는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의 최저이고 실업률도 심각한 상태”라며 “지방채 2조3,800억 원을 추가로 발행해 민생과 일자리 안정을 위한 재정지출을 확대했다. 내년 예산도 이런 기조로 가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