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지난해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역전쟁의 격화로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했던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이 위축되면서 미국·영국·독일 등 선진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19 세계투자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FDI가 전년 대비 13% 급감한 1조3,000억달러(약 1,541조1,5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글로벌 FDI는 지난 2015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진국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27%나 급감하며 2004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에 대한 투자도 2017년 2,770억달러에서 9% 감소한 2,520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무역전쟁의 격화로 지난 수년간 M&A 및 부동산 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했던 중국이 투자를 줄인 것이 주 원인으로 꼽혔다. 무키사 키투이 UNCTAD 사무총장은 “외국인 투자가 금융위기 이후의 최저 수준에 갇혀 있다”며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지정학적 요소, 무역긴장이 위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무역갈등이 이어지면서 미국 시장으로의 관문인 미 서부 롱비치항 컨테이너 물동량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롱비치항의 지난달 수입 컨테이너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만8,000개분, 6.3% 줄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7.4% 감소한 데 이어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롱비치항 측은 컨테이너 운송 성수기를 앞두고 이런 추세가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라며 “관세 상승이 유통업체와 창고업·해운사 등에 모두 연쇄적인 효과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