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의 향기]뚜껑있는 청자 매병

국보 제254호 청자 음각연화문 유개매병. /사진제공=문화재청

어깨가 넓고 허리가 튼실한 고려 시대의 청자다. 국보 제254호 청자 음각연화문 유개매병은 흠 잡을 데 없이 늠름하고 당당한 형태에서 고려 중기 전성기 청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높이는 43㎝로 훤칠하고 아가리 지름 6.3㎝, 밑 지름은 15.3㎝로 안정적이다. 다소 넓은 아가리와 적당하게 팽창한 어깨 부위, 어깨 선이 몸체의 선까지 이어지며 이상적인 조형미를 뽐낸다.


하늘빛을 닮은 색도 곱다. 유약은 담록색을 띠면서도 투명한 기운이 돈다. 표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물처럼 퍼져나가는 빙렬도 확인할 수 있다. 뚜껑의 윗부분에 있는 무늬는 간략하면서도 소박하다. 옆쪽에는 연잎 무늬가 3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간결한 필치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다. 연꽃 무늬는 몸체의 중심부 4곳에 새겨져 있다. 문양의 소재가 단순하면서도 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해 요란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기품있는 청자를 이룬다.

이 청자가 중요한 이유는 현존하는 매병 가운데 뚜껑과 몸체를 한 벌로 갖춘 것으로는 유일하기 때문이다. 당당한 조형과 세련된 문양을 지닌 12세기 전반기의 독보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아 1990년에 국보로 지정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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