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 14일 최종 타결됐다. 지난해 6월부터 노사가 협상에 들어간 지 1년 만이다. 이번 임단협 타결로 르노삼성은 내년 ‘생산절벽’ 우려를 해소할 신차 물량 확보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삼성은 이날 2018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74.4%, 반대 25.1%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1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찬성 47.8%, 반대 51.8%로 부결된 것과 비교하면 찬성률이 26.6%포인트나 높아졌다. 르노삼성 노사는 2018년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 조인식을 오는 24일 부산공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내일의 생존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노사의 용단”이라고 평가하며 “생산·연구개발·판매·품질·지원 등 모든 부분에서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어보자”고 주문했다.
이번에 통과된 합의안은 전체적으로 1차 잠정합의안과 유사하다.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보상금과 성과급·타결격려금 등 1,176만원가량의 일시금을 근로자에게 준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노사 상생 공동선언과 이에 따른 격려금 지급 내용을 새로 추가했다. 상생 선언 격려금은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의 임금 80%를 보전해주는 것이다.
이번 임단협 타결로 르노삼성은 올해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닛산 로그를 대체할 후속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로그의 후속 물량을 따내지 못하면 내년부터 부산공장 생산량은 반 토막이 나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초 르노삼성은 로그 후속 물량으로 내년에 출시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배정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노사 분규가 장기화하면서 르노 본사는 결정을 미루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임단협 타결로 르노 본사가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르노삼성에 맡길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관측이다.
수출 물량을 확보한다고 해도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먼저 르노삼성 노사는 숨돌릴 틈도 없이 조만간 2019 임단협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최근 전면파업 과정에서 ‘노노 갈등’이 깊어진데다 이번에 기본급 동결에 동의한 노조가 2019 임단협에서는 기본급 인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며 급감한 내수 판매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