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져 여름철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등 만성질환자와 고령자, 어린이는 폭염에 취약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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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고 이를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무더위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해 폭염으로 접수된 온열질환자 수는 4,526명으로 이 가운데 48명이 사망했다. 이는 2011년 감시체계 운영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성별로는 남자가 3,351명(74%)으로 여자 1,175명(26%)보다 많았고 40∼60대 중장년층이 53%를 차지했다. 질환 종류를 보면 열탈진이 2,502명(55.3%)으로 절반 이상이었고, 열사병 1,050명(23.2%), 열경련 518명(11.4%), 열실신 314명(6.9%) 등의 순이었다.
환자의 절반 이상인 2,453명이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에 발생했고, 환자가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후 3시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서울, 경기, 인천 등 대도시의 경우 집에서 발생한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온열질환자 616명의 발생장소를 보면 집이 198명(32.1%)으로 가장 많았고, 길가 132명(21.4%), 실외작업장 104명(16.9%)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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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온열질환 중의 하나인 열사병은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더운 환경에서 작업이나 운동을 할 때 열이 제대로 발산되지 않아 체온이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이상 증세다. 40℃ 이상의 심부체온, 중추신경계 이상이 나타날 경우 열사병으로 진단한다.
열사병은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무력감, 어지러움, 메슥거림, 구토, 두통, 졸림, 혼동상태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또 근육 떨림, 운동실조, 평형장애, 신경질 등의 전조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초기에는 의식장애, 혼수상태, 근육강직, 경련이 나타나고 발한 기능 이상으로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질 수 있다. 열사병이 더 진행되면 혈액 응고 기능 이상으로 각혈, 혈뇨, 혈변 등 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간세포 이상으로 황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콩팥 기능손상으로 급성 신부전이 발생해 소변량이 감소하거나 장의 혈액순환 장애로 설사를 겪을 수도 있다.
일사병은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신체 온도가 37~40℃까지 오른다. 중추 신경계에 이상은 없으나 심박출량 유지가 어렵다. 무더운 외부 기온과 높은 습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체액이나 땀으로 전해질, 영양분이 손실되고 수분 부족으로 이어져 탈수 증상이 나타난다.
열경련은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말에서 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두통, 오한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 의식 장애를 일으키거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온열질환은 환자의 체온을 가능한 빨리 낮춰야 질병 악화를 막고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 온열질환이 의심될 때에는 환자를 최대한 빨리 시원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옷을 벗긴 뒤,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을 덮고 선풍기 등을 이용해 시원한 바람을 쐐주는 것이 좋다. 만약 의식저하를 보인다면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폭염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작업 시 휴식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덕호기자 v1dh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