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저압 전력케이블 점유율도 3년내 2배로"

■ 권영일 LS전선아시아 대표 인터뷰
철저한 현지화로 신뢰 탄탄
고압케이블 등 고성장 지속
영업망 넓히고 M&A도 검토
"틈새 공략해 올 두자릿수 성장"

권영일 LS전선아시아 대표가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220kv 초고압 전력 송전용 케이블을 소개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권영일 LS전선아시아(229640) 대표는 그간 모회사인 LS전선에서만 근무했다. LS전선아시아가 베트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모회사인 LS전선 매출의 10분의1 수준인 작은 회사인 만큼 권 대표조차도 회사의 경쟁력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을 터. 하지만 권 대표는 취임한 후 LS전선아시아의 경쟁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 권 대표의 생각이 바뀐 데는 고객사와의 만남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대표 취임 이후 베트남 전력청 사장을 만났는데 첫 마디가 ‘품질과 기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였다”며 “취임 전만 해도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대표 취임 이후 한 달에 두 번 정도 현지를 방문해 고객들과 부딪히고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을 보니 LS전선아시아가 가진 목표가 현실적이고 생각보다 훨씬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LS전선아시아는 주력 시장인 베트남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실적을 통해 고스란히 확인된다. LS전선아시아의 하이퐁 법인 LS비나는 지난해 베트남 전력케이블 시장점유율 20.6%로 1위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LS전선아시아가 1996년 베트남에 첫 진출한 후 20년이 넘도록 공을 들인 현지화 전략으로 베트남 현지 고객은 물론 정부, 현지인들의 신뢰가 높다. LS비나는 전체 임직원 494명 중 490명이 베트남인이고 현지인을 부사장에 앉혔다. 또 호찌민 법인 LSCV도 전체 442명 중 435명이 현지인이다. LS전선아시아는 현지에서 베트남 기업보다 더 베트남 기업 같은 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권 사장은 “현지 회사보다 더 오랜 기간 베트남 고객들에게 부품을 납품하다 보니 경쟁사에 비해 신뢰가 높다”고 강조했다. 현지 업체에 비해 제품군이 다양한 것도 강점이다. 베트남 경쟁사들은 주로 저압 중심의 전략 제품을 생산하는 데 비해 LS전선아시아는 중압은 물론 고압까지 생산하다 보니 고객 폭이 훨씬 넓다. 권 대표는 “베트남에서 고압 제품까지 만들 수 있는 곳은 LS전선아시아가 유일하며 저압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도 흔치 않다”며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경쟁사에 비해 월등하다”고 말했다.

LS전선아시아는 이처럼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LS전선아시아는 최근 2년 사이 LS비나에만 300억원을 투자했으며 생산량을 3배 이상 확대하기 위해 하이퐁에서 공장 부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 업체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LS전선아시아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고압이나 저압 전략 제품 시장뿐만 아니라 저압 시장의 점유율도 3년 안에 현재(10%)의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권 대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영업망 확대를 통해 베트남 전력 시장 틈새까지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매출도 전년 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뿐 아니라 지난해 11월에 준공한 미얀마 법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전역에 진출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우선 미얀마의 경우 애초 오는 2022년께 흑자전환을 내다봤으나 내년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권 대표는 “미얀마는 넥스트 베트남”이라며 “저임금의 매력과 경제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전력 사업은 현지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도와 인도네시아·라오스 등에도 생산 기지를 갖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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