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17일 국회에서 만나 재계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국회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를 만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 회장은 이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장 급한 것은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에 관한 사항”이라며 “현재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확정 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은 기업 입장에서 도와주는 움직임이 전혀 감지가 안 되니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새로운 산업을 여는 물꼬를 틀 법안들을 처리해줘야 한다”며 각 당 원내대표에게 17개 건의사항이 담긴 ‘상의 리스트’를 전달했다. 총 50쪽 분량으로 작성된 상의 리스트에는 최저임금 결정체제와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외에도 △개인정보보호·클라우딩컴퓨터 규제 완화 △의료산업 선진화 △핀테크 산업 육성 △P2P금융 활성화 △기업승계제도 개선 △기업투자 인센티브 강화 △연구개발(R&D) 활성화 지원 △기업활력법 일몰 연장 △산업기술 유출 방지 △온라인 유통 활성화 등이 조속 입법 과제로 제시됐다.
박 회장은 “흔들리는 처지 속에 기업들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나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대화하고 조금씩 양보해 현재 처한 경제 현실을 좀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 회장의 요청에 각 당 원내대표들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시각차는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대외 환경으로 기업이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정치권이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 설비투자와 일자리, 생산과 수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열리면 처리하고 싶은 법들이 있다. 야당으로서 느끼는 것은 더 이상 대한민국이 회복할 수 없는 길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기업 생태계 개선을 위한 선별적 법안 처리를 약속했다. 다만 윤소하 정의당 대표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관련해 구체적 산입범위 확대와 노동자 문제에 대해 정의당은 동의할 수 없음을 충분히 이해해달라”며 박 회장이 제안한 입법 리스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