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힐피거 가로수길 직영점/사진제공=한섬
미국 캐주얼 브랜드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가 토탈 패션 브랜드로 확장하며 매출 2,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 2017년 한섬(020000)에 인수된 후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빅로고, 아시아인의 신체 조건을 고려한 ‘아시안 사이즈’ 등의 ‘브랜드 리빌딩’ 전략을 통해 신규 고객 창출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패션기업 한섬은 18일 타미힐피거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2,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섬이 인수한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브랜드 중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12년 한섬을 인수한 후 여성복 브랜드 ‘타임’과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을 재정비한 노하우를 활용해 이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타미힐피거의 성장을 이끈 첫 번째 요인은 ‘라인업 확장’이다. 한섬은 기존 남녀 의류에 국한됐던 제품군을 신발·캐주얼 패션·잡화 등으로 넓혔다.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타미힐피거 풋웨어(슈즈)’를 론칭하며 글로벌 단독매장 1호점을 현대백화점에 열고 올 2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영캐주얼 제품으로 구성된 ‘타미진스’ 단독 매장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했다. 최근에는 숍인숍 형태로 ‘타미힐피거 삭스(양말)’도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새로운 디자인도 시도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빅 로고’ 등 타미힐피거 글로벌 본사의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 제품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 현재 타미진스 등에서는 빅 로고를 활용한 캡슐 컬렉션을 1년에 두 번 이상 선보이고 있다. 또 ‘코카 콜라’,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협업 제품 등 기존 국내 타미힐피거 매장에선 볼 수 없었던 제품도 출시했다.
국내 고객의 체형을 고려한 ‘아시안 사이즈’를 선보이며 신체 조건이 달라 생기는 소비자들의 불편함도 줄였다. 이 같은 전략은 한섬의 고객층이 넓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타미힐피거(남녀 의류 및 타미 진스) 신규 구매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올 들어 전체 구매고객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하는 등 고객층이 전반적으로 젊어졌다.
한섬 관계자는 “미국 본사는 한국을 신제품 출시 최우선 국가로 보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류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섬은 올해 타미힐피거의 매출 목표를 기존 2,300억원에서 2,500억원대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