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돼지열병 방역…시스템 완벽해도 집중·긴장해야"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검역현장 방문
돼지열병 '비상'…한달새 5차례 현장행
"감염 확률 가장 높은 게 불법축산물…
작은 소시지도 놓쳐선 안돼" 거듭 당부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검역 현장인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을 방문해 현장 직원으로부터 세관 X-ray 검색과 전수 개장검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경 검역 현장 중 한 곳인 인천항을 방문했다.

이 총리는 이곳에서 검역 관계자들에게 “시스템으로 완벽한 방역을 해줘야 하지만 시스템이 완벽하다 해도 사람이 얼마나 집중을 하고 긴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심각 단계에 걸맞은 경각심을 갖고 방역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인천 중구에 위치한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내 국경검역 현장을 찾았다. 지난 달 18일 인천공항 국경검역 현장과 이 달 들어 인천 강화, 경기 양주·파주, 강원 철원 등 접경 지역 3곳에 대한 방역 상황을 직접 점검한 데 이어 중국-한국 여객 수요가 많은 인천항 점검에 나선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검역 현장인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을 방문해 입국장에서 세관 X-ray 검색과 전수 개장검사를 참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총리는 먼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될 확률이 가장 높은 게 불법 축산물”이라며 특히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국에서 반입되는 불법 축산물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인천항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국인 중국에서 한국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관문이라는 점에서 중국산 축산물의 반입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인천항은 중국발 여객선이 가장 많이 입항하고, 입국자 중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중소무역상의 비율이 37%에 달해 국경 검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한 곳으로 여겨진다.

이 총리를 현장에서 수행한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제2국제여객터미널에 작년 한 해 동안 80만명의 보따리상이 입국했다”고 보고했다. 또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이쪽 항만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85%가 중국에서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시스템이 완벽하다 해도 사람이 얼마나 집중을 하고 긴장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최고의 집중도로 방역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총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47개국에서 발생했고, 그중 아프리카가 29개국, 나머지는 유럽과 아시아가 반반”이라며 “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고 생각하고, 심각 단계에 걸맞은 완벽한 방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경검역 현장인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세관 직원들이 X-ray 검색을 마친 입국관광객들의 가방을 열어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총리는 현장에서 엑스레이 통과대를 찾아 승객들의 소지 물품을 전수 검사하는 과정도 직접 살펴봤다. 이 총리는 현장 직원에게 “소시지는 작을 텐데 잡을 수 있는가. 본인이 생각해도 (잡을 수 있는 게) 100%라고 생각하는가” 등 꼼꼼하게 물었고, 이에 직원은 “근무한 지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현장에서 축산물 자진 신고와 축산 관계자 소독 및 교육 등에 대한 현장 브리핑을 들은 후 “인천항은 중국 일대일로의 시발점인 중국 렌윈항과 연결돼 있는 만큼 방역에 신경 써달라”고 한번 더 당부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