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고빈도 매매 시장교란’ 메릴린치 제재 결정 연기

시장감시위원회 7월 중 속개 예정

한국거래소는 세계적인 증권사 메릴린치의 창구를 통해 이뤄진 고빈도 매매에 대한 제재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고 19일 밝혔다.


거래소는 이날 시장감시위원회를 열어 미국 시타델증권의 초단타 매매 창구 역할을 한 메릴린치에 대한 제재금 부과 또는 주의·경고 등 회원사 제재 조치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7월 중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메릴린치 측에서 더 주장할 내용이 있다고 해서 소명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다”며 “그쪽 얘기를 들어본 뒤 다음 회의에서는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시타델증권은 지난해 메릴린치를 통해 코스닥에서 수백 개 종목을 초단타 매매해 상당한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1,000분의 1초 단위로 거래가 이뤄져 ‘초단타 매매’라고도 불리는 고빈도 매매(HFT·High Frequency Trading)는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거래의 일종이다. 시타델증권이 쓴 초단타 매매의 자세한 기법이나 구체적인 알고리즘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략적으로는 현재 가격보다 미세하게 높은 호가로 대량 매수주문을 낸 뒤 다른 투자자의 추격매수로 가격이 오르면 주문을 취소하고 보유주식을 매도하거나 낮은 호가로 매도주문을 낸 뒤 가격이 내리면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인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는 이 같은 행위가 시장감시 규정 위반인지를 검토하고 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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