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이문호(29) 대표가 부모 봉양을 위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법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나와 “연로하신 아버지가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이라고 밝히며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허가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아버님이 본 저의 마지막 모습은 구속돼 이렇게 수의를 입은 모습”이라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상황에서 불효하고 있다는 죄스러움에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현재 부모님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며 “아버님의 항암치료도, 생계도 제가 없으면 힘들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 대표 측은 이 뿐 아니라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보석 신청을 허가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2018년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남의 클럽 등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마약류를 10여 차례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대표에게 마약을 건네줬다고 지목된 이들과 마약을 나눌 정도의 친분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처방받으면 먹을 수 있는 수면제 성분이 나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경찰은 클럽 버닝썬 사태로 마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지난 2월25일부터 1개월간 마약 범죄 집중 단속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 대표의 씨의 마약 투약 정황을 포착했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한 차례 기각됐지만, 경찰이 혐의를 보강해 재신청한 끝에 지난 4월19일 구속됐다. 이 대표는 검찰의 구속기간 연장에 반발해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씨와 함께 검찰에 송치된 버닝썬 MD 출신 중국인 A씨(일명 ‘애나’)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