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 4차산업혁명 품고 '전력질주'

정부, AI·IoT·빅데이터 등 활용
DR시장 확대·전기차→ESS로
에너지분야 신사업 모델 발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지난 19일 열린 수소엑스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확산하면서 에너지 산업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가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에너지 산업은 원자력과 화력발전소처럼 소수의 생산·공급자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방향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소비자들은 수동적으로 소비했다. 반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한 에너지 신산업은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비자들이 생산자로도 참여하고, 환경·에너지 효율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에너지 솔루션을 찾는 것에 주목한다.

이미 해외 유수의 기업들은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의 경우 2009년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판매하는 구글에너지를 설립했고 2014년에는 에너지 융합 스마트 홈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네스트사(社)를 인수했다. 전세계 위성사진 제공서비스인 구글어스를 활용해 태양광 컨설팅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전기차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을 뒤흔든 테슬라도 태양광 에너지 전문업체 솔라시티를 설립하고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출시했다. 2017년에는 사명도 테슬라모터스에서 테슬라로 바꾸면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진화를 천명했다.



에너지 프로슈머가 생산·소비하고 남는 전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하면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사업도 등장했다. 독일의 소넨(Sonnen)사(社)는 이미 태양광발전과 ESS 사용고객과 해당 지역 내 전력 소비자를 연결하는 전력 거래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며 에너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에는 한국전력이 지난 2016년 전력 빅데이터를 구축해 연간 발생하는 3조3,000억건의 빅데이터를 에너지효율관리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공장·호텔·병원·지자체 등 200여개소를 대상으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이런 트렌드에 보조를 맞춰 에너지 분야 최고 상위 계획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한 에너지 신사업 창출 방안을 담았다. 우선 2020년까지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ESS에 저장한 뒤 전기차 충전소에서 판매하거나 수요자원 시장에 참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 또 현재 공장과 빌딩 등 대규모 사업장만 적용되던 수요반응자원(DR) 시장을 소형 상가와 가정으로 확대한다. DR시장은 아낀 전기를 되팔아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격으로 각 가정의 전력 사용량 검침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한전을 통한 스마트 미터(AMI) 보급도 확대한다. 2020년까지 2,250만호 보급이 목표다. 전기차를 ESS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V2G(Vehicle to Grid)’ 기술이다. 정부는 V2G 전력 전송과 충전·방전 시스템 효율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등장으로 향후 에너지 산업의 스마트화, 서비스화, 플랫폼화가 촉진될 전망”이라며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서울경제-산업통상자원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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