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현지시간) 하반기 금리 인하 시그널을 강하게 내보냈다. 절반에 가까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연내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관련기사 3면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은 향후 기준금리 하향 조정을 예고하는 다양하고 강력한 메시지들을 시장에 보냈다.
당장 금리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지던 관례를 깨고 FOMC 위원 한 명이 이날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특히 FOMC 위원들이 향후 금리 전망을 제시하는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총 17명 중 7명은 연내 기준금리가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하반기 두 차례의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많은 FOMC 위원들이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성명도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간 기준금리 조정에 ‘인내심’을 갖겠다던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무역과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를 포함해 (경제적) 역류 현상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며 무역전쟁의 글로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이 강하게 완화적 정책 기조를 밝히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점도표 결과는 예상외로 ‘도비시(비둘기파적)’했다”면서 “우리도 연준의 정책방향을 늘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고 밝혀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연준의 분명한 금리 인하 시그널에 글로벌 벤치마크 자산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일 아시아 시장이 열린 뒤 1.992%까지 떨어져 2년7개월 만에 2%를 밑돌았다.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화 약세가 맞물리며 금값은 한때 온스당 3%가량 급등한 1,397.7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