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관련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시장의 예상대로 완화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17명의 FOMC 위원 중 8명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셈이라 시장은 거기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좀 커졌다고 보는 게 시장의 예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말 예정된 FOMC에서 금리를 내릴지 여부에 대해 “금리를 (연내) 0.5%포인트 내린다는 의견 등 점도표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면서도 “다만 불확실성이 최근 갑작스레 높아진 만큼 조금 더 확인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현재로서는 기다리며 지켜보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상황을 지켜보고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곧 있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중 무역협상 향방을 가늠하고 지표를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언급하며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이 낮아졌고 또 반도체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여건이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변화가 국제 금융시장이나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연준의 방향을 늘 고려해 결정한다”며 “그러나 연준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따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한은도 연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인하시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현 2.5%)을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과 연준의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맞서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무래도 연준의 행동(금리 인하)을 보고 나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 정상회담 소식에 이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불거지면서 원화 값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 떨어진 1,162원10전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로 복귀한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