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종로구의 SK텔레콤 스마트오피스에서 유은혜(앞줄 가운데)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유영민(왼쪽 첫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권유로 가상현실(VR)기기를 통해 5G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10시 무렵 서울 종로구 서린동의 SK텔레콤 ‘스마트오피스’에 다섯 명의 장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진흥이나 규제권한을 갖고 있는 주무부처의 수장 네 명을 설득해 함께 방문한 것이다. 그에 이끌려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의 산업현장을 찾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 박능후 복지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초지능·초연결 기술이 적용된 사무공간을 둘러보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유 부총리는 기업의 사무환경이 스마트한 5G 환경이 됐지만 아이들이 교육 받는 학교는 아직도 19~20세기 환경임을 아쉬워했다. 아울러 인구 감소로 폐교하는 곳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체험학습, 평생학습, 원격수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5G와 가상현실(VR)기술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해 복지부 대변인실을 개량할 때 5G나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했어야 했는데 과거 방식에 집착했음을 소개하며 신기술에 뒤처졌음을 자성했다. 성 장관은 5G 기술이 생활, 경제, 산업, 교육 현장에 모두 접목돼 국가 전체가 향상되는 것에 대해 감명 깊다는 소감을 나타내며 전날 범정부차원에서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전략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유 장관은 “5G를 상용화하고 오늘이 79일째 되는 날”이라며 “기업 방문해서 쇼잉(보여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장관들이 깊이 있게 공부하고 영감을 얻고 드라이브를 걸어서 국가 전체가 이것을 중심이 돼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의 발언은 산·학·연이 손잡고 개발한 5G 선도기술이 경쟁국보다 빨리 상용화할 수 있도록 유관 부처들이 규제환경을 개선하고, 진흥정책을 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당장 이날 본 5G스마트오피스만 해도 제대로 해당 서비스를 구현해 상용화 모델을 만들려면 일종의 업무전용 급행 통신망을 별도 채널로 낼 수 있는 ‘네트워크슬라이싱’서비스를 허용해줘야 하지만 현실은 막혀 있다. 또한 이통사가 특정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등에 대해 망사용료를 무료료 해주는 ‘제로레이팅’서비스도 도입돼야 5G 관련 콘텐츠 생태계가 클 수 있지만 이 역시 불허된 상태다. 의료와 5G를 융합하는 원격의료 및 헬스케어사업도 의료계의 이해관계에 발목이 잡혀 있다. 주요 부처 장관들이 출동한 이번 행사 이후 관련 규제환경 개선에 적극 나설지 주목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