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보증 독점 깨라"는데...손놓은 국토부

공정위 2년전 '개선' 주문 불구
"내년 주택시장 본 후에 결정"
국토부, 대안 마련 작업 중단
업계 "경쟁체제 도입을" 건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갑작스럽게 분양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 분양보증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재점화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와 관련 내년부터 HUG의 분양보증 독점체제를 개선하라고 주문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며 대안 마련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최근 2020년까지 분양보증 시장을 개방해 경쟁 체제를 도입하라는 공정위 조치를 추진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앞서 공정위는 HUG가 주택 분양 보증을 독점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 2017년 분양보증 독점체제를 개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업무를 중단한 상황이다. 내년 주택시장을 살펴본 이후 분양보증 경쟁체제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에서 해당 건에 대해 공정위와 함께 논의한 결과, 2020년 시장 상황을 본 이후 결정하는 걸로 의견을 조율했다”며 “분양보증 기관을 추가로 지정하더라도 보증료 인하로 인한 분양가 하락 영향은 제한적인 만큼 경쟁체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또 내년 주택시장의 안정화 기조가 이어져 분양보증 기관을 추가로 지정하게 되더라도 민간 보험사 등을 지정하긴 어렵다는 견해다. 이 관계자는 “분양 보증업무가 수 분양자를 보호하는 제도인 만큼 공공성이 강하다”며 “추가로 지정하는 기관은 공공기업을 우선해 고려한다”고 언급했다.

업계는 이와 관련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HUG가 갑작스럽게 분양가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서울 주요 재건축 조합의 아파트 분양일정이 대거 미뤄지는 등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 2차 재건축조합은 일반분양물량 115가구를 HUG의 보증이 필요 없는 준공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등 공급시장의 여파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세종=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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