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할 때 환전하는 것은 옛말이 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되면서 국내 핀테크 간편결제 업체들이 ‘크로스보더(Cross-Border)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외국환 업무를 할 수 있는 업종 범위에 핀테크 업체를 추가한 것이다. 해외 가맹점에서 QR코드만 읽으면 결제 시점의 환율에 맞춰 자동으로 결제된다. 환전과 신용카드 없이 오직 모바일 간편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첫 주자는 네이버페이다. 네이버는 일본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네이버페이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최초 1회 ‘QR결제 이용 동의’를 거친 네이버페이 이용자라면 ‘엔페이(NPay)’나 ‘라인페이(LINEPay)’로고가 있는 일본 상점에서 간편 결제를 하면 된다. 별도의 환전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는 없다.
그 뒤를 이어 NHN 페이코(PAYCO)와 카카오페이도 일본 결제 시장 진출에 뛰어들었다. NHN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특히 페이코는 지난달 일본 전국의 결제 가맹점 확보를 위해 일본 선불카드 유통 업계 1위인 ‘인컴재팬’과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이제 페이코 이용자들은 번거로운 환전 절차 없이 드럭스토어, 면세점, 가전제품양판점 등 다양한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서 페이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바코드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도 다음 달부터 일본에서 해외 간편결제를 시작한다. 우선 일본에서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앤트파이낸셜과 제휴해 가맹점을 확보하고 점차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서비스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간편하게 모바일로 결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해외 신용카드 수수료, 환전 수수료, 현금 보유에 따른 불편함 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결제할 때마다 1.5%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이보다 더 적은 수수료를 내거나 아예 내지 않을 수 있다. 네이버페이는 이미 ‘해외 결제 수수로 제로’를 선언한 바 있다.
또 신용카드는 실제 결제가 구매 시점보다 수일 뒤에 이뤄지기 때문에 그동안 환율 변동의 위험이 있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구매와 동시에 실시간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의 리스크가 적다.
여러 결제 수단들이 앞다퉈 해외시장에 진출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여행객들이 받는 혜택은 늘어날 전망이다. 최진우 네이버페이 CIC 대표는 “네이버 페이의 이번 일본 진출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첫 걸음”이라며 “단계적으로 해외 오프라인 결제처는 물론 온라인 결제처까지 확장해 사용자들이 어디에서든 편리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