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5%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 제재로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던 반도체 시장이 연말까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다음달 3일께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현재 2.6~2.7%인 성장률 전망을 2.4~2.5%까지 낮추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나올 5월 산업활동동향과 6월 수출입동향 등의 경제지표까지 확인 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2.5% 내외로 소폭 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주요 기관을 중심으로 반도체 가격 전망이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저’로 돌아섬에 따라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마이너스 수출 행진은 7개월째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두 달 가까이 불투명한 상태다.

실제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 3·4분기(7∼9월) D램 가격 하락 폭이 당초 전망한 10%에서 10∼15%로 확대된다고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D램 바닥 통과 시점이 올 4·4분기에서 내년 2·4분기로 미뤄진다”고 분석했다. 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반기 반도체 반등에 따른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왔던 두 수장의 인식 전환으로 이어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반도체가 올해까지 회복하기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반도체 회복 시기가 생각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고용증가 목표치는 기존의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성장률 목표치는 올해보다 개선된 수치를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