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노주현, 전지현, 정우성,’ 이들의 공통점은 전성기 때 찍었던 광고에 최근 다시 모델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배우 최불암은 50년 만에 LG전자 세탁기 모델로 돌아왔다. LG전자는 세탁기 사업 50주년을 맞아 ‘한국인의 세탁’ 편 영상을 제작하며 최불암씨를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그는 금성사(LG전자의 과거 이름)의 국내 첫 세탁기인 ‘백조 세탁기’ 광고모델이었다. 배우 노주현씨는 25년 만에 코오롱FnC 신사복 브랜드 캠브리지멤버스의 광고모델로 TV 앞에 섰다. 1977년 론칭한 캠브리지멤버스의 1988년 첫 광고모델이 노주현씨였고 그는 7년이나 장수모델로 브랜드를 이끌었다. 2001년부터 무려 11년 동안 “엘라스틴 했어요”로 유명한 전지현도 LG생활건강의 2019 New 엘라스틴 모델로 돌아왔다. 지오다노 모델이었던 정우성도 다시 지오다노 광고에 나온다.
뉴트로 바람이 거세다. 입맛에서부터 패션, 심지어 상표까지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복고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매개체로 3050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최초로 라면을 출시했던 삼양식품과 손잡고 ‘삼양라면 1963’ 스페셜 패키지를 단독으로 출시했다. ‘삼양라면 1963’은 1963년 첫 출시 당시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뉴트로 콘셉트의 상품으로 당시 사용한 로고와 서체를 그대로 활용해 레트로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출시 2주 만에 봉지라면에서 8위에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GS25가 뉴트로 콘셉트를 담아 내놓은 도시락 ‘황금왕돈까스도시락’과 ‘경양식치즈함박도시락’은 출시 후 도시락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은 농심과 손잡고 ‘인디안밥 우유’를 출시했다. 인디안밥은 1973년 출시된 농심의 스테디셀러로 고소한 옥수수 맛이 특징인 제품이다. 푸르밀은 인디안밥을 우유로 재해석해 고소하고 달콤한 풍미를 300㎖로 용량으로 넉넉하게 담았다.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 출시 30년 기념 신제품인 ‘밀키스 핑크소다’를 출시했다. 밀키스 특유의 부드러운 탄산감은 그대로 살렸고 달콤한 솜사탕향에 소다맛을 더했다. 또 핑크소다라는 제품명처럼 핑크색 천연색소를 넣어 마시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밀키스 핑크소다’는 250㎖ 캔과 500㎖ 페트병 등 2종으로 출시된다.
식품업계는 과거 단종됐던 제품을 재출시하거나 리뉴얼을 통해 레트로 열풍에 동참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원조 브랜드 ‘진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진로’를 내놨으며 롯데제과는 1980~90년대 추억의 아이스바, 콘 스낵 제품을 리뉴얼 출시했다. 웅진식품도 생산·판매가 중단된 자사 1호 음료 브랜드 ‘가을대추’를 업그레이드해 재출시했다. 출시 후 20여 년간 꾸준히 인기를 얻다가 지난 2016년 단종된 지 3년 만이다.
패션업계는 뉴트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휠라는 뉴트로 바람을 선도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휠라는 지난 1997년 출시했던 ‘디스럽터’를 재해석한 ‘디스럽터2’를 20년 만인 2017년 출시했다. 디스럽터2는 6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착한 운동화’라는 별칭까지 붙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올해 3월 기준 국내에서만 220만 켤레가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 신발 전문매체 풋웨어뉴스의 ‘2018 올해의 신발’에도 선정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