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장부터 노조까지 원팀 오케스트라 만들 것"

■서울시향 2대 음악감독 맡는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은 가능성 열린곳
실력보다 협력하는데 중점
세계적인 교향악단처럼
전용 콘서트홀 꼭 있어야

오스모 벤스케 신임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오스모 벤스케 신임 서울시향 음악감독. /사진제공=서울시향, Joel Larson

“서울시향과 함께하기로 한 것은 언제나 새로운 시도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시향의 제2대 음악감독으로 선정된 핀란드 출신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는 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의 서울시향 대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 1월부터 3년간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는 서울시향의 세 가지 목표로 전용 콘서트홀 건립, 세계적인 음반회사에서의 연주 음반 발매, 주요 클래식 페스티벌 참여를 꼽았다. 특히 벤스케 신임 음악감독은 “세계적인 교향악단은 연습과 연주를 하는 공간이 동일하다”며 전용 콘서트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벤스케 감독은 “악장부터 노동조합까지 모두가 협력해 서울시향을 ‘원팀’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맡고 있는) 미네소타오케스트라에서도 한 팀으로의 단결력을 계속해서 주장해왔다”며 “오케스트라 단원 중 누가 더 잘났고 누가 더 연주를 잘하는지를 따지기보다 서로 협력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지난 2015년 말 박현정 전 대표와의 갈등 끝에 사퇴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오스모 벤스케 신임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향과 벤스케 감독의 음악적 인연은 2015년 11월 베토벤 교향곡 5번 연주로 ‘운명’처럼 시작됐다. 이후 2017년부터 매해 호흡을 맞춰오다 올해 2월 서울시향과의 네 번째 만남에서 그의 최대 장기인 시벨리우스 전곡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국내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단원과의 뛰어난 소통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벤스케 감독은 “서울시향 단원들은 지휘 지시를 할 때마다 빠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왔다”고 말했다.

벤스케 감독은 현재 미국 미네소타오케스트라 음악감독, 핀란드 라티심포니 명예지휘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 번 지역 오케스트라를 맡으면 20년 이상 전력하며 글로벌 수준으로 견인해 ‘오케스트라 빌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미네소타오케스트라는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벤스케 감독은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로도 불린다. 그가 미네소타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재임 기간에 녹음한 시벨리우스 1번·4번 교향곡 음반은 독일 음반평론가협회상(2013)과 그래미상 ‘교향악 부문 최고상(2014)’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벤스케 감독은 몸담았던 모든 오케스트라에서 탁월한 친화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각 단체의 개성과 특징을 갖춘 독자적 모델을 발전시켜왔다”며 “그간 그가 이룬 성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재단이 추구하는 혁신 모델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오스모 벤스케 신임 서울시향 음악감독. /사진제공=서울시향, Greg Helge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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