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식탁 마련해 치킨·피자 먹은 '폭식투쟁' 참가자 모욕죄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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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이른바 ‘폭식 투쟁’에 참가한 사람들을 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4년 세월호 광화문 단식농성장을 찾아 ‘폭식 투쟁’을 벌인 참가자들을 모욕죄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소·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지난 21일까지 ‘폭식 투쟁’ 참가자들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의 사이트 ‘일간 베스트’(일베)와 보수단체 ‘자유청년연합’ 회원 등 100여명은 2014년 9월6일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의 단식농성장에서 “광화문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달라”면서 치킨과 피자 등을 주문해 먹는 이른바 ‘폭식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광화문광장 한쪽에는 ‘일베 회원님들 식사하는 곳’이라며 간이 천막과 식탁을 마련하기도 했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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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고소·고발장에서 “이들의 행동은 단식농성 중이던 희생자와 유가족, 시민을 조롱하고 모욕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곧 9월6일이면 공소시효 5년이 되고, 이들의 5년 전 패륜적 만행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수사와 처벌로 우리 사회의 인륜 도덕, 민주주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식 투쟁을 감행한 시기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에 대한 국가 책임자 기소를 다투던 중대 국면이기도 했다”면서 “가해자들의 의도는 세월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널리 알리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폭식 투쟁을 기점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진상 규명 요구를 공격하는 여론 조작이 광범위하게 시작됐다”며 “일베 등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고소가 304명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상식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아울러 검찰을 향해 신속한 수사도 강력히 촉구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반인륜 범죄가 영원히 처벌될 수 없게 되는 사태를 막고자 부득이 지금이라도 고소를 했다”며 “공소시효가 올해 9월까지인 만큼 검찰은 신속히 수사해 반드시 공소시효 만료 전에 기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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