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입주한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센트럴푸르지오’는 1,671가구 가운데 아직도 전체의 20%에 달하는 약 300가구가 ‘빈집(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지역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올 1월 입주했지만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가 적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주는 준공 후 미분양이 163건으로 타 지역에 비해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올 들어 900가구 이상으로 치솟았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이 1년 사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산업의 부진으로 타격을 입은 경남·북이 1·2위에 새롭게 등극했고 지난해 1위였던 충남과 2위였던 경기도가 각각 4위와 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경남·북의 준공 후 미분양이 워낙 많이 늘어 순위가 뒤바뀌었을 뿐 전국적으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3,894가구를 기록한 경북이었다. 경북은 지난해 1,627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돼 전국 3위였지만 경주와 포항, 구미 등에서 골고루 준공 후 미분양이 늘며 1위에 등극했다. 특히 경주시는 지난해 163가구에서 올해 927가구로 800가구 가까이 증가했고 포항시도 지난해 69가구에서 718가구로 크게 늘었다.
2위를 차지한 경남은 총 3,336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546가구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거제시가 지난해 912가구에서 올해 1,560가구로 600가구 정도 늘었고 창원시도 지난해 358가구에서 올해 858가구로 500가구 가량 늘었다.
순위가 떨어진 곳이라고 상황이 나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준공 후 미분양 전국 1위였던 충남은 2,900가구에서 2,540가구로 400가구 정도 줄어 4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아산과 서산, 논산, 당진 등에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일부 해소됐지만, 여전히 상당한 물량이 남아있다. 지난해 2위였던 경기는 올해 4월 기준 2,613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을 기록해 지난해 1,765가구보다 900가구 가량 늘었다. 지난해 준공 후 미분양이 제로였던 안성시에서 620가구가 소화되지 못하고, 지난해 1가구를 기록한 의정부에서도 193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이 나온 영향이 컸다. 경남북의 워낙 증가율이 큰 탓에 순위만 3위로 낮아진 것이다.
준공 후 미분양이 줄어든 지역은 충남과 더불어 광주와 대구, 대전 등 단 네 곳에 불과했다. 광주는 지난해 174가구에서 38가구로 줄었고 대구는 지난해 116가구에서 올해 77가구로 감소했다. 대전은 지난해 183가구에서 138가구로 소폭 감소했다. 이른바 ‘대·대·광’이라고 불리며 청약 열풍을 이어오고 있는 덕에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소진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1만 2,783가구에서 올해 1만 8,763가구로 약 6,000가구 늘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