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의전행사 때 모습을 감춰 궁금증을 자아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도자급으로 지위가 격상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만나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 위원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앞서 김 제1부부장은 지난 20일 시 주석이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성원 33명과 찍은 사진에 등장하지 않아 신변에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2017년 10월 당 중앙위 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된 바 있고 지난 4월 중앙위 7기 4차 전원회의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김 제1부부장이 당 정치국 성원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위원직을 내려놓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연합뉴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공항 영접 행사 때 김 제1부부장의 위치가 북측 당·정·군 요인 중 7번째에 위치한 만큼 지위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북한군 서열 1위인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보다 앞에 위치했다. 이날 국정원이 김 제1부부장이 지도자급으로 지위가 높아졌다고 전한 만큼 ‘좌천설’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노동당부위원장이 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을 깜짝 방문해서 방북중인 남북통일농구경기단장인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환담을 나눴다./사진공동취재단
반면 국정원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방북 당시 환영행사에 등장한 것은 맞지만 정상회담에서 빠졌다”며 “위상이 떨어진 것이다. 역할 조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환영행사 당시 자리 배치를 보면 리용호 외무상의 자리가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당 부위원장보다 앞자리에 있었다”며 “외무성의 위상이 올라갔고, 외무성 그룹이 대외현안을 주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김 제1부부장과 김 부위원장의 신상변화는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노딜의 충격을 극복하고 북미 대화 재개에 복귀하기 위한 대내 결속 및 내부 조직 정비를 완료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를 주고 받은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며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