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韓 접점 확대 '동남아 우버' 그랩…KB 투자·한국인 임원도 채용

KB금융지주 새로운 주주로
한국인 IB 인사도 기업금융 디렉터로 채용
동남아 최대 유니콘 한국 관계 넓혀


동남아시아 차량공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그랩(Grab)이 한국 시장 접점을 늘리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새로운 주주로 등극한 데 이어 한국인 투자은행(IB) 출신 임원도 영입하고 있다.

27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2,200억원 규모 동남아시아 지역 모험자본 펀드를 결성하고 첫 투자처로 그랩을 결정했다. VC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그랩 구주 매각 거래가 있었다”며 “KB금융지주가 KB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와 함께 출자해 조성한 펀드를 통해 그랩 구주를 인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KB금융 계열사들이 출자해 조성됐다. 운용은 KB인베스트먼트가 맡는다. KB금융지주의 이번 투자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발판을 더 넓히기 위해서다. KB금융지주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 적극적이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호출 업체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필리핀, 싱가포르 등 8개국 336개 도시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동남아시아 최대 유니콘 기업 중 하나다.

KB금융지주가 그랩의 새로운 주주로 등극하면서 그랩의 한국 주주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 그랩의 주요 한국 주주는 현대차, SK그룹, 네이버(미래에셋그로쓰펀드) 등이 있다. 지난해 11월 현대차가 2억5,000만달러 규모 투자를 결정했고 미래에셋과 네이버의 아시아그로쓰펀드가 1억5,000만달러 투자를 집행했다. 최근엔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인베스트먼트가 250억원 규모 구주를 인수했다.

특히 최근엔 한국 출신 IB 인사가 그랩의 한국 투자자 담당 기업금융부서로 이동하면서 그랩의 한국 투자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CS, 리만, 노무라, 씨티에서 IB 업무를 담당한 척 킴(Chuck Kim)이 디렉터급으로 그랩 본사에 채용됐다. 주 업무는 한국 투자자와 사업 협력 담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VC 업계 관계자는 “그랩이 올 초부터 국내서 투자유치를 진행하며 다양한 한국 기관들을 만나왔다”며 “한국 주주들 확대와 한국인 인사 채용 등으로 향후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시장서 한국 기업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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