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무좀, 나은 것 같아도 연고 2~3주 더 발라야 재발 줄어

완치 어려운 손발톱 무좀은
6~12개월 꾸준히 치료해야
레이저치료 병행하면 효과↑
방치하면 몸 어디로든 번져
임의로 습진약 바르면 악화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은 무좀(백선증)이 세력을 확장하기 좋은 시기다. 무좀은 지난해 235만여명이 진료를 받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손발톱 무좀의 경우 6~12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하는데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재발하기 쉽다.

무좀은 피부사상균 같은 곰팡이가 피부 바깥층인 각질층이나 손발톱 등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한다. 곰팡이는 각질을 영양분 삼아 기생하는데 땀이 많이 나 습기가 차고 통풍이 잘 안 되는 환경을 가장 좋아한다. 발 무좀은 발가락 사이나 옆·발등 쪽으로 피부가 짓무르고 갈라지거나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고 발바닥이 두꺼워지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병·의원 치료 15% 그쳐…절반 이상이 완치 전 치료중단

초기 무좀은 연고만 발라도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웬만큼 나은 것 같아도 2~3주간 연고를 더 바르는 게 재발을 확실히 막는 방법이다. 진물이 나는 경우에는 약물에 발을 담가 진물을 없애는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심한 경우에는 먹는 무좀약을 처방받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꾸준히 치료하면 무좀 곰팡이를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강조한다. 먹는 약은 50%, 연고는 8~15% 수준의 박멸률을 갖고 있다. 먹는 무좀약은 약효가 좋지만 신경안정제(미다졸람 등)·고지혈증약(심바스타틴 등)과 함께 복용할 경우 약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의사와 상의해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간독성 위험이 있어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도 필수다.

발·손 무좀을 방치하면 손발톱은 물론 몸통·사타구니·머리·얼굴·손 등 신체 어디로든 번질 수 있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그래서 무좀을 습진 등 다른 피부질환으로 잘못 알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고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무좀에 습진약을 발라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고현창 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톱이 두꺼워지거나 색깔이 탁해지면 무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30~40%는 손발톱이 변성되거나 떨어져 나가는 이영양증·박리증·건선 등 다른 질환 때문”이라며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무좀인지 아닌지 정확한 검사·진단부터 받는 게 올바른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진균학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병·의원에서 손발톱 무좀 치료를 받는 사람은 무좀 추정환자 중 15%에 불과하다. 무좀 증상이 있는 사람 10명 중 7명은 약국에서 무좀 연고 등을 사서 바르거나 민간요법을 쓰거나 방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받더라도 55%는 완치 판정을 받기 전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해 ‘완전한 무좀 탈출’도 쉽지 않다. 식초 등에 발을 담그는 민간요법을 쓸 경우 피부 손상으로 2차 감염이 생겨 더 위험할 수 있다.


◇당뇨병 있으면 잘 안 낫고 발 썩어들어갈 위험도

손발톱 무좀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손발톱이 조금씩 두꺼워지고 하얗게 또는 황갈색으로 변한 뒤에야 무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곰팡이가 손발톱을 파고 들어가 살기 때문에 일반 무좀에 비해 치료가 힘들다. 무좀으로 갈라진 피부를 통해 균이 들어가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까지 생기면 발가락·발등이 붓고 진물이 나거나 통증을 동반할 수 있다. 치료기간도 곰팡이가 제거되고 손발톱이 새로 자라날 때까지로 꽤 길다. 손톱은 6~9개월, 발톱은 12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발톱 무좀을 16주 동안 치료할 때 주 1회 항진균제(아모롤핀 래커)만 바르는 것보다 4주 간격으로 레이저(1,064㎚ Nd:YAG) 치료를 병행하니 환자의 만족도가 81%로 3.5배 올라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레이저 치료는 시술 시간이 10분 이내로 짧고 통증이 적어 마취 없이 시행할 수 있다”며 “먹는 항진균제를 장기간 복용하기 어렵거나 바르는 약만으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무좀 환자에게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면 치료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좀에 걸리지 않으려면 예방도 중요하다. 발을 자주 씻고 잘 말리는 것은 기본이다. 통풍이 잘되고 편한 신발을 신는 게 좋다. 수영장·공중목욕탕이나 집 화장실의 발수건·슬리퍼 등에는 곰팡이가 우글거리는 무좀 환자의 피부껍질·살비듬, 발톱 부스러기 등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심하는 게 좋다. 가족 중 무좀 환자가 있으면 발수건과 실내화 등을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치료가 끝났어도 신던 신발·양말 등에 곰팡이균이 남아 있으면 재발할 수 있으므로 항진균제 분말을 이용해 세척하거나 버리는 게 좋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당뇨병·말초혈액질환자,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 등은 손발톱 무좀에 걸리면 잘 낫지 않고 골수염·피부괴사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 환자의 경우 발톱 무좀으로 주변에 상처가 생기면 발이 썩어들어갈 수 있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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