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사카 한 호텔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해법을 논의했다. 한러 정상회담은 당초 28일 밤 10시 45분에 진행되기로 했으나 푸틴 대통령이 두 시간 가까이 늦으면서 사상 초유의 ‘새벽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러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진 문 대통령은 29~30일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미 협상 재개 방안을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일본 오사카 리가로얄 호텔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갖고 북미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 나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지난달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때 대통령님께서 따듯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양국 간 교류 협력이 다방면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월 파트루쉐프 서기가 방한한 데 이어 지난 달 문희상 국회의장과 또 이번 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사카 한 호텔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진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 측 노력에 대해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4.25 러북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건설적 역할을 해준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것을 환영하고, 과학기술 및 ICT·혁신, 보건 및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가스·철도·항만 등 양국 사이의 ‘9개 다리 행동계획’을 체계적으로 이행해 극동지역 개발에 나서고, 올해 하반기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 예정인 한-러 지방협력포럼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그 회담의 저의 인상을 공유하고, 또 정세를 전반적으로 이제 토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블라디보스톡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체제 보장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문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를 위한 유연한 협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G20에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된 가운데, 문 대통령은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차 북미 협상 재개 방안을 모색한다.
/오사카=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