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기 참 잘했는데…" 30년차 명품배우 전미선, 우리 곁을 떠나다

전주 한 호텔서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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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년차 중견 배우 전미선(49) 씨가 29일 전주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 씨는 1970년생으로 고3때 인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만남’ ‘전원일기’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영화로도 활동영역을 넓히며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우리 시대의 사랑’, ‘젊은 남자’,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18세의 이른 나이에 데뷔해 한때 슬럼프를 겪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미술, 패션디자인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섰지만,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전 씨는 당시 연기를 아예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김대승 감독의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2000)’를 만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왕건’과 ‘인어아가씨’ 등을 거치면서 연기자의 길을 확고히 다졌고 드라마 ‘황진이’,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응답하라 1988’, ‘육룡이 나르샤’ 등과 영화 ‘마더’, ‘수상한 이웃들’, ‘숨바꼭질’ 등에 출연하며 주·조연으로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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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씨는 연극무대에 나서며 활동 영역을 더 넓혔다. 죽음을 앞둔 간암 말기 환자 딸이 친정엄마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2박 3일의 이야기를 그린 ‘친정엄마와 2박 3일’에서 전 씨는 2009년부터 강부자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이날부터 이틀간 전북에서 이 연극을 공연할 예정이었다.

불과 나흘 전 그는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영화 ‘나랏말싸미’ 개봉(7월 24일)을 앞두고,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전 씨는 이 작품에서 세종의 부인 소헌왕후 역을 맡아 기존 사극 속에서 그려진 여성상과는 다른 ‘대장부’로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었다.

전 씨는 2006년 12월 한 살 연상의 영화 촬영감독 박상훈 씨와 결혼했다. 전미선이 데뷔 15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연애’에서 배우와 촬영감독으로 만나 열애 2년 만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올 초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전미선은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아들을 언급하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한편 전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고인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 공연이 취소됐다. 공연기획사 아이스타미디어컴퍼니는 29일 “오늘 오후 2시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연이 부득이하게 취소됐다”며 “오늘 오후 6시 공연과 내일 오후 2시 공연은 이서림 배우로 변경해 정상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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