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북한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 이날 예고대로 비무장지대(DMZ)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김 위원장의 안내로 MDL을 넘어 북녘 땅을 밟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땅에서 직접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쪽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김 위원장에게 워싱턴을 방문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하기 전에 “지금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김 위원장은 즉각 응답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단계를 넘어서면 북한에 첫 발을 들인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 갑작스러운 만남을 가능하게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전부터 ‘북한 땅을 밟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그럴 것”이라면서 “그렇게 하는 데 대해서 매우 편안하게 느낄 것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자신의 말을 실행에 옮김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 간 현직 미 대통령이 됐다. AP통신은 “쇼 맨인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보다 한 수위의 만남을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1994년 6월을 시작으로 세 차례 평양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2009년 8월 평양을 찾아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석방을 끌어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모두 퇴임 이후 방북이었다. 앞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 중이던 지난 2000년 북한과의 수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11월 방북을 추진했으나, 수교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북한을 방문하는 첫 현직 미 대통령이 될 기회를 놓쳤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