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눈물로 호소한 박유천, 징역10월·집행유예 2년…68일 만에 집으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사진=서경스타DB

마약 구매 및 투약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이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경기 수원지방법원 형사 4단독 김두홍 판사는 2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유천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4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 및 치료 명령도 내렸다.

김 판사는 “마약류 범죄는 중독성과 개인적 사회적 폐해가 심각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전과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해 보호관찰과 치료를 요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박유천은 갈색 반팔 수의를 입고 재판정에 나와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판결을 지켜봤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박유천은 이날 구치소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26일 구속된 이후 68일 만에 석방된다.

이날 공판이 열린 법원에는 국내외 많은 팬들이 찾아 박유천을 선고를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전날 밤부터 법원 앞에서 줄을 서고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지자 눈물을 쏟는 등 박유천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

한편 박유천은 올해 초 옛 연인이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31)와 함께 필로폰을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유천은 황하나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6차례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연합뉴스

박유천는 지난달 14일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박유천에게 징역 1년6개월, 추징금 140만원을 구형했다. 집행유예를 선고할 경우 보호관찰과 치료명령을 내릴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모습의 박유천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최후진술에 이르러서는 눈물을 쏟았다.

그는 앞서 직업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는 “연예인이었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답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의 이같은 구형에 대해 박유천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마약을 한 행위 자체에 대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보다 기자회견을 하는 등 회피하였던 점 가족과 지인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하나에게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건 사실이다. 2017년 황하나를 만나 사귀게 됐는데 마약 행위에 대해 전혀 몰랐다. 두 사람은 결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집안 문제도 있고 헤어지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도 애증의 감정이 남아서 지속적인 만남을 갖다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된 게 잘못됐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박유천이 마약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2016년 박유천은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사실로 인해 이 사건 자체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황하나를 만났고 결혼까지 하기로 했다가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런 행위가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매우 어린 나이에 연예인이 돼 노력 끝에 성공했지만 정상적인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을 못했다. 또 활동 중 성범죄 연루로 주변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고 활동이 힘들었다. 심한 비난과 지탄을 받았고 결혼마저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또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없어서 가족에게도 솔직히 말 못하고 거짓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박유천 모친이 직접 데리고 병원치료를 받게끔, (마약을) 평생 멀리하게끔 다짐하고 있다. 박유천 나이가 아직 충분히 바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뒤를 이어 박유천은 최후진술에 나서 ”제가 구속된 이후 가족과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의 잘못으로 저를 믿어주셨던 분들이 얼마나 힘들어….“라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실망하셨을지, 눈물을 흘리셨을지…“라며 ”제가 평생 큰 죄를 지었지만,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 앞으로는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를 잃지 않도록 잘 살겠다“라 재판부에 선처를 구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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