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바다 안전 스스로 지킨다] "구명조끼 입을 땐 다리끈 꼭 조여요"

보령해경 '찾아가는 안전교실'
심폐소생술 등 다양한 실습 제공
헝가리 사고 이후 수요 늘었지만
올 경찰관 3명이 1,000명 교육
해경, 추가인원 차출·투입 계획

[여름바다 안전 스스로 지킨다] 구명조끼 입을 땐 다리끈 꼭 조여요
서천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지난달 26일 체육관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을 해양경찰관들 지도 하에 진행하고 있다. /서천=손구민 기자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구명조끼를 입었는데도 물에 빠져 죽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일명 ‘생명줄’이라고 불리는 다리끈을 제대로 조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서천초등학교 체육관에 왁자지껄하며 모인 4학년 학생들은 보령해양경찰서에서 온 이민석 경장이 또래의 사고 사례를 공유하자 섬뜩했다는 듯 순간 조용해졌다. 이 경장은 이어 “구명조끼를 제대로 입는 게 가장 중요해요”라며 “실습을 위해 직접 착용해볼 친구들 있나요?”라고 물었다. 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손을 번쩍 들었다.

지난 26일 찾은 충남 서천의 서천초등학교에는 해경의 ‘찾아가는 물놀이 안전교실’ 수업이 4학년 학생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령해경은 매년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물놀이 안전 수업 신청을 받고, 구명조끼 착용법이나 심폐소생술 과목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과 부다페스트 침몰 사고 등 이후로 안전교육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졌지만 교육을 담당할 경찰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실제로 해양 경찰관 3~4명에서만 올해 1,000명이 넘는 청소년 및 일반인을 교육해야 하는 실정이다. 해경 측은 곧 교육 인력을 늘릴 방침이다.


일곱 번째 일정이었던 서천초에서 이 경장과 함께 수업을 진행한 조가영 경장은 “학생들이 많았는데도 오히려 작은 규모의 학교보다 집중도가 높아 더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들은 구명조끼를 직접 입어보기 위해 손을 번쩍번쩍 들고, 이어진 심폐소생술 교육에도 높은 관심을 가졌다. 경찰관들은 아이들에게 구명조끼의 허리끈과 다리끈을 올바르게 조여매는 방법, 심폐소생술 시 정확한 압박 위치를 알려주는 데 집중했다. 4학년 1반 남학생 정모 군은 “텔레비전에서만 봤던 구명조끼 착용 및 심폐소생술 교육을 직접 할 수 있게 돼서 재미있다”며 “(경찰관이) 앞에 있는 친구들만 시켜주는 것 같은데 뒤에 앉은 친구들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바다 안전 스스로 지킨다] 구명조끼 입을 땐 다리끈 꼭 조여요
심폐소생술 실습 기회를 얻으려는 서천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지난달 26일 체육관에서 지원자를 찾는 해양 경찰관을 보며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서천=손구민 기자

수업을 지켜보던 3반 담임 선생님 천은경 교사도 실습 기회가 적은 점을 아쉬워 했다. 천 교사는 “보통 피서철 안전교육은 큰 단위로 수업을 해 실습 기회가 적다”며 “그래도 이번에 학년별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해줘 실습 기회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천 교사는 특히 “세월호 사건과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사고가 충격으로 다가왔고, 서천군 주민들이 근처가 바다라 자주 물놀이를 가는 만큼 아이들에게 더 교육 기회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서천초는 5~6학년 학생들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으나 실습보단 시범 위주로 수업이 이뤄져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습 기회를 늘리려 한다. 매년 반복교육을 함으로써 아이들의 안전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다.

[여름바다 안전 스스로 지킨다] 구명조끼 입을 땐 다리끈 꼭 조여요

해경 측도 인력 충원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청소년이 아닌 일반인들을 위주로 더 다양한 교육을 해야 한다. 보령해경의 경우 올해 상반기 교육만 해도 이 경장과 조 경장 등 3~4명이 조를 짜 총 1,041명의 청소년 및 일반인 피서철 안전교육을 책임진다. 해경 관계자는 “인원 부족을 인지하고 하반기부터는 파출소 근무 직원들을 더 차출해 교육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천=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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