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직무 중심 채용 제도를 확대한다. 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인재 채용 제도도 민첩하고 유연하게 변화시키겠다는 의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은 지난해 처음 도입한 ‘H-리쿠르터’ 제도를 올해는 확대 적용해 운영 중이다. H-리크루터는 현업의 직무 전문가들이 대학의 연구실이나 동아리 등을 찾아다니면서 각 직무 분야의 우수 인재를 발굴한 뒤 채용이 있을 때 최종면접 기회를 주는 특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H-리쿠르터는 자동차와 관련한 기술과 정보·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인재를 미리 채용 풀(Pool)에 담아 둠으로써 산업 환경이나 기업 전략에 따라 유연하게 인재를 충원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H-리쿠르터를 15명 수준으로 운영 했지만 올해는 규모를 더 키워 50명까지 늘리기로 목표로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파일럿 형태로 운영해 성과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현재리쿠르터를 통한 채용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올해 초 대졸 신입 사원의 정기 공채를 없애고 직무 중심의 ‘상시 공개채용’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바 있다. 지난해 5개 사업 부문에만 시범 운용했던 상시 공개채용을 올해는 전사에 확대 적용한 것이다. 5대 그룹 중에서는 현대차가 처음 시행한 것으로 직무 능력 중심의 인재를 뽑고 현업의 채용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상·하반기 연간 2회로 나눠 선발하던 인턴 채용도 ‘H-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통해 연중 상시 채용하기로 했다.
최근 현대차가 채용 제도를 적극적으로 바꾸는 것은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환경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직무 중심, 적기 선발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막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투입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이를 위해 최근 현대차의 채용에서는 현업 부서가 채용 과정을 주도하고 있으며 평가 항목을 직접 개발하거나 면접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가 추구하는 ‘애자일(agile·민첩한)’ 조직으로 변화하는 과정 중 하나”라며 “기존 관료적이고 경직된 조직 문화가 친환경·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